[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전반기 펄펄 날아오른 한국인 메이저리거에게 후반기 최대 경계대상으로 꼽히는 것은 바로 첫째도 부상, 둘째도 부상이다.
전반기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한 메이저리그가 16일(한국시간) 후반기 일정을 시작한다. 잠시나마 꿀맛 같은 시간을 보낸 한국 선수들도 다시 야구화 끈을 고쳐매며 일정을 준비한다.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류현진(LA 다저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최지만(LA 에인절스) 등 총 7명의 한국 선수가 후반기 빅리그를 누빈다.
다만 김현수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1일 LA 에인절스전에서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치며 16일 출전 여부가 유동적이다. 볼티모어 지역 매체 '볼티모어 베이스볼'은 14일 "김현수가 15일 팀 훈련에 참여해 몸 상태를 점검한 뒤 경기 출전이나 15일 부상자 명단 등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올 시즌 타율 3할 2푼 9리(152타수 50안타) 3홈런 11타점에 출루율 4할 1푼을 기록한 김현수이기에 이번 부상 악재가 더 뼈아프다. 아직 회복 여부가 확실히 알려지진 않았으나 근육이 상한 것을 의미하는 햄스트링 부상의 경우 무리하게 경기 출전을 감행하면 쉽게 재발할 수 있어 더 조심스럽다. 코칭스태프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전반기 활약을 넘어 후반기 팀 핵심으로 거듭날 기회를 엿봤지만, 부상으로 잠시 숨을 고를 확률이 높아졌다.
빅리거 맏형격인 추신수도 올 시즌 세 차례나 부상으로 쓰러지며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4월11일 오른쪽 종아리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추신수는 한 달 공백 후 출전한 5월21일 복귀전에서 왼쪽 햄스트링을 다치며 또 25일을 쉬었다. 지난달 14일 다시 그라운드에 돌아왔지만 지난 6일엔 허리 통증으로 1경기에 결장했다. 그나마 가벼운 부상이라 다행이다. 지긋지긋한 부상 악령 속에 추신수는 전반기 90경기 가운데 고작 31경기만 뛰며 팀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지난해 막판 유난히 페이스가 좋았던 강정호의 부상 사례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강정호는 9월18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1루 주자 크리스 코글란의 태클에 무릎과 정강이를 당하며 쓰러졌다.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치르던 그는 그렇게 허무하게 시즌을 접었다. 기나긴 재활 기간을 거친 강정호는 무려 9개월이 지난 올해 5월에야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부상이 없었다면 더 나은 성적이 가능했다.
잘 나가던 때에 한순간에 일어나는 부상은 팀을 넘어 선수 본인에게 가장 큰 재앙이다. 본인이 아무리 조심해도 강정호처럼 타의에 의해 몸이 상할 수도 있다. 몸이 곧 재산인 프로에게 부상은 경기 결장을 넘어 꾸준한 컨디션 유지를 불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내 치열한 주전 경쟁의 희생양이 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망된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김현수가 지난 11일 LA 에인절스전에서 1회말 1루로 뛰다가 부상당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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