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이해곤기자]중국 기업이 수익성과 성장성 등 경쟁력에 있어 한국 기업을 이미 추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5일 '한·중 양국의 기업경쟁력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07년에서 2014년을 기준으로 양국의 상장 비금융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경연은 ▲성과지표(수익성, 성장성, 자산규모) ▲연구개발 지표(연구개발 비중, 특허출원 수) ▲국제화 지표(해외매출비중, 해외 M&A금액) ▲생산성지표(노동생산성) 등 4개 지표에 속하는 8개 세부지표를 분석했다.
지난 2014년 기준으로 중국 전체 상장기업은 8개 지표 가운데 5개 지표인 ▲수익성 ▲성장성 ▲자산규모 ▲특허출원 수 ▲해외 인수합병(M&A)금액 등에서 한국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산규모의 경우 중국 기업은 2007년 6억3992만달러로 한국 11억5348만달러의 55% 수준이었지만 7년 후인 2014년에는 15억704만달러로 한국의 14억 6328만달러를 추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14년 중국의 상장기업 매출증가율은 7.66%로 한국 3.39%의 2배에 달했다.
중국 기업들이 앞서 있는 영업이익률도 격차가 2007년 4.26%에서 2014년 4.86%로 벌어졌고, 해외 M&A 금액은 중국 기업이 2014년 700만달러로 한국 228만달러보다 세 배 가량 높았다.
한국·중국 전체 상장기업과 30대 상장기업의 기업 경쟁력 비교. 자료/한국경제연구원
기준을 30대 기업으로 좁히면 한국 기업이 아직은 다소 앞서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그 격차는 갈수록 줄어드는 모양새다.
중국의 매출액 상위 30대 상장기업은 평가 항목 8개 지표 중 수익성과 성장성, 해외 M&A금액 등 3개 지표에서만 한국을 앞서고 있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의 경우 2014년 중국은 13.82%로 한국 6.82%의 두 배에 달했고, 같은 해 성장성 지표인 매출증가율도 중국 12.86% 한국의 5.45%로 크게 앞서 있었다.
또 평균 해외 M&A 금액은 중국이 2007년 33만달러에서 2014년 1509만달러로 크게 증가한 반면 한국은 2007년 572만달러에서 2014년 912만달러로 소폭 상승한 데 그쳤다.
나머지 지표인 연구개발 비중과 특허출원 수, 해외 매출 비중, 자산규모, 노동생산성 지표는 아직 한국이 중국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산월 국민대 교수는 "중국의 30대 상장기업의 경우 전체적으로 봤을 때에는 한국 기업에 뒤쳐져 있지만 그 격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과 중국의 제조업 상장기업을 기술수준별로 분류하고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저기술·중기술 수준에 속하는 기업은 중국이 한국을 앞서고, 고기술·하이테크 기업도 중국의 추격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중국 기업의 추월에 대비한 우리 정부와 기업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정부는 기업 상장(IPO)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하며 기술개발투자에 유리한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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