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선강퉁(선전·홍콩증시간 교차거래)이 빠르면 3분기 개막할 것으로 기대된다. 선강퉁이 시행되면 국내 투자자들이 선전(심천)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투자할 수 있어 2014년 11월 시행된 후강퉁(상하이·홍콩증시간 교차거래)에 이어 중국 직접투자 저변이 넓어지게 된다. 중국 본토에 상장된 대형주뿐 아니라 신성장 산업에 속하는 다양한 중소형주에도 직접투자할 수 있기에 해외투자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 또 한차례 반향이 예상된다. 하지만, 선전증시는 상하이증시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높고 종목의 회전율도 높아 옥석가리기는 필수 과제다.
선강퉁은 3분기 개막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리커창 총리를 비롯한 중국정부 고위관계자가 선강퉁 연내 시행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데다, 홍콩거래소도 선강퉁 결산 시스템 테스트를 27일부터 시장 참여자들이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예상 밖 글로벌 빅이슈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일정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선전 시장은 상하이 시장과 달리 중소형 종목과 기술주 비중이 높다. 해외투자자인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중국 대형주뿐 아니라 성장성과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신성장 산업군에 속하는 중소형주에도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됐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빅데이터, 가상현실, 인공지능, 리튬배터리, 인터넷금융 등 테마는 선전 종목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선전거래소 총 시가총액(4월 현재)은 19조8200억위안으로 한화 3528조원 수준이다. 이는 코스피 시장의 약 3배에 달하며, 글로벌거래소 7위에 해당한다.
선전 증시는 민영기업과 신경제 관련 업종 비중이 높으면서 회전율, 밸류에이션, 매출 및 이익성장률이 높은 반면,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작은 시장이다. 사진/AP·뉴시스
3분기 개막 기대감…중소 민간기업·신성장 업종 투자
아직 선강퉁 시행 일정은 불명확하다. 당초 지난해 초부터 시행 기대감이 커졌지만, 중국증시 폭락 등 변동성이 커지자 시행이 미뤄져왔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양회에서 하반기 시행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고, 최근 중국 언론들은 3분기가 시작되는 7월 초 선강퉁 시행이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선우진
유안타증권(003470) 글로벌비즈팀 연구원은 “7월 전에 중국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선강퉁 출범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며, 최소 3개월의 테스트 기간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4분기에는 선강퉁이 출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선전거래소는 1990년 12월 설립됐다. 지역적 특성으로 설립 초부터 중소형 민간기업과 홍콩 관련 기술주 중심으로 상장됐다. 선전 증시는 구조적으로 국내 코스닥, 미국 나스닥 시장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개인투자자가 선호하는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 증시와 마찬가지로 메인보드는 내국인 전용 A주와 외국인의 투자가 가능한 B주로 구분돼 있다. 하지만, 메인보드와 함께 중소판(SME), 창업판(ChiNext)으로 세분화돼 투자 스타일에 따라 차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르다.
상장기업을 보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경제 업종과 민영 중소기업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상하이거래소가 산업·소재·유틸리티·에너지·금융 등 구경제 업종 비중이 85%에 인데 반해, 선전은 경기소비·필수소비·헬스케어·IT·통신 등 신경제 업종 비중이 40%에 육박, 업종별 비중은 분산되어 있다. 민영기업 비중도 70%대로 높다. 상하이거래소의 민영기업 비중은 50%가 되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상장기업의 평균 시가총액 23조8000억위안으로 상하이(32조9000억원)의 72% 수준이지만, 상장기업 수는 선전이 1813개로 상하이보다 많다. 회전율은 높다. 이 때문에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으며 성장주, 테마주, 소형주에 대한 선호도 역시 높은 게 특징이다.
현재 후강퉁을 통해 매입할 수 있는 A주 규모는 3000억위안이다. 시장에서는 선강퉁이 후강퉁과 같은 규모로 개방된다면 3000억위안의 한도를 예상하고 있다.
높은 회전율·밸류에이션
이 같은 기회와 더불어 위험도 공존한다. 특히 단기 주가 고평가 논란은 맞서야 할 과제다. 이목을 끄는 신경제 관련 민영기업에 투자할 기회가 생기는 반면, 높은 회전율과 밸류에이션은 투자 경험이 없는 시장에서 개인들에겐 큰 불확실성이 될 수 있다. 선전 증시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해 6월 57배에서 조정받긴 했지만, 약 32배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업종별 밸류에이션은 상하이대비 평균 40~50% 이상 할증됐다는 평가다. 경제 성장률 하락에 따라 성장업종 과열 현상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선전 증시는 요약하자면 민영기업과 신경제 관련 업종 비중이 높으면서 회전율, 밸류에이션, 매출 및 이익성장률이 높은 반면,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작은 시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투자자에게 미칠 영향을 바라보는 시각도 엇갈린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중국·글로벌전략 팀장은 “단기 주가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중국의 신겨제 업종과 미래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확실한 성장 스토리와 헤게모니가 구축된 대표기업을 선정해서 장기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홍매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선강퉁은 지난 2년간 후강퉁 학습효과를 감안할 때 증시에 미칠 영향이 기대에 미달할 가능성이 크다. 시행되더라도 충분히 높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하고 있는 주식은 외국계 자본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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