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NC 다이노스의 연승 행진이 멈출 줄 모르면서 올 시즌 프로야구의 확실한 2강 체제가 구축되는 분위기다. 2위 NC는 선두 두산 베어스와 7.5게임 차까지 나던 승차를 파죽의 11연승으로 4게임 차까지 줄였다. NC는 지난 1일 두산을 5-1로 꺾은 이후 롯데, 넥센, SK, LG를 상대로 거침없이 승수를 쌓았다. 종전 구단 최다 연승이던 8연승을 훌쩍 넘겨 매 경기 연승 행진을 하고 있다.
반면 NC와 3위 넥센 히어로즈의 차이는 7.5 게임 차까지 벌어졌다. 야구계에서는 후반기로 갈수록 3게임 좁히는 데 1달이 걸린다는 얘기가 있다. 시즌 절반이 가까워지는 만큼 NC와 두산을 다른 팀들이 따라잡기는 더욱 힘겨울 전망이다.
NC의 최근 기세가 무서운 것은 뒤집기에 능하다는 점이다. NC는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2-6으로 뒤지던 경기를 9회초에만 8점을 뽑아내 10-7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이날 NC는 6번 타자 박석민의 우전 안타에 이어 7번 타자 용덕한, 8번 타자 김성욱 등이 잇달아 출루해 역전의 발판을 놓았다. 이어진 1번 타자 이종욱의 공격에서부터 주자들을 차곡차곡 쓸어 담은 뒤 4번 타자 에릭 테임즈의 큼지막한 안타로 3명의 주자를 동시에 불러들이며 경기를 뒤집었다.
NC는 이틀 전인 12일 SK와 경기에서도 1-7로 뒤지던 경기를 하위 타선부터 시작된 7회와 8회 공격에서 뒤집으면서 11-8 승리를 따냈다. 앞서 지난 10일 SK전에서도 1-2로 뒤지던 9회에 상대 마무리 투수 박희수를 상대로 점수를 뽑아내며 6-2 역전승을 따냈다.
하위 타선의 선전에 대해 김경문 감독은 "하위 타선에서 출루가 된다면 찬스가 상위 타선으로 쉽게 자연스레 이어진다. 상대 투수의 투구수도 늘어나는데 우리 팀에게는 좋은 일"이라며 "시즌 출발이 좋지 않았는데 최근 하위 타선도 살아나고 팀 전체가 살아나고 있다. 수비도 잘하고 공격에서도 좋은 모습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잇따른 NC의 역전쇼는 막판 집중력이 빛을 발한 결과다. 연승 기간 NC의 득점 분포를 따져보면 7회부터 9회까지의 득점이 전체 90득점 중 43점을 차지한다. 절반의 가까운 점수를 경기 막판에 따내면서 상대 불펜 투수들과 마무리 투수들을 괴롭힌 셈이다. 이현승(두산), 박희수(SK), 임정우(LG) 리그 내 대표적인 마무리 투수들과 불펜 필승조도 최근 NC와 만나 모두 블론 세이브와 패전의 멍에를 안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를 토대로 NC는 경기 막판 지고 있어도 절대로 질 것 같지 않은 강팀의 이미지를 내뿜고 있다.
특히 NC는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해커의 공백은 신인 정수민이 채웠다. 정수민은 연승 기간에 2승을 따내면서 팀의 부담을 덜었다. 불펜에서는 대장암을 극복하고 돌아온 원종현이 적재적소에 나와 상대 타자들을 강속구로 돌려세우고 있다. 타선에서는 기존 '핵타선'이라 불리던 강력함에 더해 5월 타율 3할을 넘지 못했던 박석민이 6월 타율 0.439에 홈런 5개(21타점)를 치는 등 힘을 더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연승에 대해 "선수들한테 고맙게 생각한다. 야구를 해보니까 연승이라는 것은 멀리 내일 경기를 생각하는 것보다는 오늘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다 보면 나온다. 다만 제일 걱정되는 것은 선수들 컨디션"이라며 "불펜도 수고를 정말 많이 하고 있다. 감독이 불펜을 아껴야 할 것 같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NC 다이노스 선수단.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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