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전국 집값의 선행지표인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올 들어 3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하락세가 이어졌으나 3월 둘째 주 이후 상승세로 전환되면서 전반적인 부동산시장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여기에 재건축 분양 물량들이 양호한 청약 성적을 거둬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재건축 단지 사업 진행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면서 이 같은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주로 추가분담금이 문제인데, 심한 경우 집값까지 떨어져 자칫 사업이 좌초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5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뷰'의 분양이 또 다시 미뤄졌다. 당초 이 단지는 지난해 11월 일반분양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분양가를 두고 조합원과 시공사의 이견으로 분양이 계속 연기됐다. 조합원들이 재건축에 따른 추가 분담금이 생각보다 많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공사비 문제, 설계 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현재 조합원들은 3.3㎡당 4300만~4500만원 수준의 분양가를 요구하고 있다"며 "여기에 옵션 사양에 대한 의견 차이, 공사비 문제도 분양을 연기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도 삐걱거리고 있다. 작년 말에 이어 또 다시 무상지분율을 둘러싸고 조합원과 시공사간 의견이 대립하면서다.
조합원 측은 시공사가 당초 제시했던 무상지분율(164%) 약속을 준수하라고 요구하는 반면, 시공사는 이를 152%로 하향 조정하지 않을 경우 공사를 개시할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태다. 시공사 의견대로 무상지분율을 낮출 경우 조합원은 가구당 1억원 안팎의 추가분담금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계약대로 164%로 진행하면 시공사 입장에서는 남는 게 별로 없는 공사라는 계산이다.
양측 입장이 워낙 강경해 재건축 사업이 길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일시 중단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집값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3단지 98㎡의 경우 지난 3월4일 7억2700만원(1층)에 거래되면서 작년 10월5일(7억7000만원, 1층)보다 4300만원이나 떨어졌다. 또 지난해 7월15일 6억3000만원(1층)에 거래된 4단지 71㎡는 지난 3월2일 3500만원 하락한 5억9500만원에 계약됐다.
1단지에서도 가격 하락세는 마찬가지다. 작년 10월14일 6억9500만원(3층)에 거래된 50㎡는 3500만원 하락한 6억6000만원(3월28일, 5층)에 거래됐으며 지난해 7월22일 6억5300만원(1층)이었던 50㎡는 4월2일 6억2000만원(3층)에 거래됐다.
인근 M공인 관계자는 "분담금이 늘어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매물을 찾는 수요가 줄고, 팔려는 주인도 도로 거둬들이는 상황"이라며 "시세가 작년보다 5000만원가량 올랐지만, 최근 무상지분율 분쟁이 불거지면서 3000만원까지 내려갔다"고 말했다.
이밖에 강남구 개포주공4단지 도 추가분담금과 조합원 평형 신청으로 갈등을 빚고 있으며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3차도 시공사 선정 이후 평형 신청을 둘러싸고 갈등이 생겨 이주시점이 미뤄질 전망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강남 재건축시장이 부동산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만큼 전체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사람들이 '그래도 강남인데', '강남은 되겠지'라고 생각하는데 불협화음이 이어진다면 침체 여파가 서울·수도권은 물론, 전체 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부동산시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던 강남권 재건축 사업들에서 갈등이 빚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개포주공4단지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DB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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