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한국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하면 한국 사람이 꼭 있어야 한다. 한국과 베트남 사이에서 중개 역할도 해줘야 하고 해당 산업에 대한 지식이나 전문성도 필요하다.”
최근 베트남 현지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베트남이 해외취업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베트남 하노이 롯데호텔에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개최한 간담회에 참석한 유항하 하노이 코참(대한민국 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해 대우세계경영연구회의 글로벌 청년사업가 양성프로그램(Global Young Business Manager) 수료식에 참석했던 일이 있는데, 수료생 80여명을 채용하겠다고 베트남 진출 기업 140여곳에서 신청했다”고 소개했다. 유 회장은 이어 “이곳에서도 한국 청년인재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홍선 HSDC 코참사무국장도 “지난해 K-Move 사업을 통해 직원 2명을 어렵게 한국에서 데려왔는데, 일을 굉장히 잘 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이 17일 베트남 하노이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베트남 진출 기업 간담회에서 참석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총 4619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하노이가 위치한 북부지역에는 2215곳의 기업이 진출해 있다. 진출 초기만 해도 섬유·봉제·신발 등 노동집약적 업종의 진출이 두드러졌으나, 최근에는 전자·철강·금융·건설·유통 등 업종을 불문하고 진출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베트남 진출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은 1만명 정도로, 고용부는 앞으로 베트남 취업규모를 3만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해외취업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근로조건이다. 베트남의 경우도 현지 근무가 필수이고, 영어·베트남어 능력과 경력 등 채용 요구기준이 높기 때문에 고임금이 보장된다. 고태연 LG전자 베트남 법인장은 “한국에서는 아직도 해외 현지취업을 국내취업보다 아래로 보는 인식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곳의 3~4년차 직원이 한국의 부장급 대우를 받는다”고 말했다.
특히 베트남 현지 취업의 가장 큰 장애물로 지적됐던 비자 문제가 해결의 물꼬를 틈에 따라 앞으로 베트남 진출 기업들의 한국인 채용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기권 장관은 간담회를 마친 뒤 따오 응옥 쭝 베트남 노동보훈사회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전문가 고용허가서 발급요건이 까다로워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점을 언급했다. 앞서 베트남은 전문가 고용허가서 발급요건을 ‘학사 이상 또는 5년 이상 경력’에서 ‘학사 이상이면서 3년 이상 경력’으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노동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따오 응옥 쭝 장관은 이날 면담에서 베트남 진출 기업들에 대한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비자 문제에 대해서는 “양국 젊은이들의 상호교류 확대를 위해 특별 MOU의 비자 발급요건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하노이=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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