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256GB EVO플러스 마이크로 SD카드', 사진/삼성전자
지난 16일 양사가 공시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전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6.4%의 점유율(금액기준)을 기록했다. 지난해(45.3%)와 2014년(39.6%) 연간 점유율보다 높은 수치다. 시장이 한 풀 꺾였음에도 삼성전자의 아성은 여전했다.
D램 시장은 수요부진에 공급과잉까지 겹치며 수급 균형이 무너졌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전세계 D램 매출은 2013년 349억달러(약 41조원), 2014년 461억달러(약 54조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446억달러(약 52조원)로 전년에 비해 하락했다. 전통적인 D램 공급 기기였던 PC 시장이 하락세를 거듭하고 모바일도 시장 포화로 성장세가 꺾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10나노급 D램 개발에 착수하는 등 미세공정 기술은 날로 발전하지만 기존 수요처가 줄어들다보니 자연히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났다. 여기에 중국이 국가적으로 메모리 시장에 투자하며 공급과잉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 정부는 향후 10년간 반도체 산업에 1조위안(약 18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자국 기업들의 지원사격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경쟁사들보다 앞선 미세공정 기술에 힘입어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2조6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1분기(2조9300억원)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전통적인 비수기와 D램 시장 부진의 이중고를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회사 측은 "경쟁사의 선단공정의 안정화가 늦어지고 고성능 제품 개발이 지연돼 당사로 수요가 집중됐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서버 및 중저가 모바일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단공정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제품을 늘리며 수요처별로 맞춤형 대응을 하면서 메모리 1위 업체로서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4.6% 급감한 5620억원에 그쳤다. D램의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미세공정 기술은 삼성전자에 뒤져 시장 침체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 낸드플래시는 아직 본격적인 수익을 내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연구개발(R&D) 투자는 꾸준하다. 1분기 연구개발비는 4425억원으로 전체 매출(3조6557억원)의 12.1%를 기록했다. 지난해(9.3%)와 2014년(8.3%)보다 늘렸다.
회사 측은 “D램은 인텔의 스카이레이크 칩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 윈도10이 PC 수요를 주도하며 전년보다 시장이 안정화될 것”이라며 “낸드플래시는 저용량부터 고용량까지 다양한 제품을 기반으로 고객의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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