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이 구조개혁에는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창용 국장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IMF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무리 작은 구조개혁이라도 정치권의 의지가 없으면 하지 못한다"며 "문제는 급해질때까지는 의지가 잘 생기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를 보면 구조개혁은 정치적 의지도 필요하고 그만큼 비용도 드는 만큼 당연히 어려운 것이고 전 세계 어디든 공짜로 구조개혁을 하는 나라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선진국들도 많은 고통과 비용을 지불했다는 점을 지목했다.
이 국장은 캐나다를 예로 들며 지금은 금융시장이 안정됐다고 하지만 1990년대 금융시장이 어려워 구조조정을 통해 현재 안정화됐다고 설명했다. 그 당시만 해도 구조조정을 이끌었던 리더는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는 것.
독일의 경우에도 현재 성장률이 높지만 구조개혁을 주도했던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정권을 잃었으며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주룽지 전 중국총리 등 당시 구조조정을 주도했던 많은 리더들은 자리를 잃거나 큰 비판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IMF는 지난 12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당초 6.3%에서 6.5%로 상향조정했다. 세계 경제성장률을 기존 3.4%에서 3.2%로 하향조정한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이에 대해 이 국장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를 반영했다"며 "중국 정부가 지난 3월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구조개혁안과 동시에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범위를 6.5~7.0%로 설정한 점을 고려해 IMF도 중국이 얼마든지 재정이나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 부양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국장은 중국경제를 낙관했지만 한국경제 성장률을 낮춘 데는 한국의 수출구조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아시아 전체 성장률은 0.3%포인트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나는데 나라마다 그 효과가 다르다"며 "중국에 소비재를 주로 수출하는 뉴질랜드, 베트남 등은 이익을 보겠지만 중간재 수출국인 한국·대만은 손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미국 재무부가 IMF에 환율조작국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한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 "IMF의 본연의 업무 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선진국중 유일하게 경기회복 속도가 빠른 나라"며 "미국이 양적완화를 그만둔 상황인데 다른 나라가 통화확장정책을 펼치면 미국 달러화 절상 가능성이 높아 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환율의 움직임이 불공정하게 유지되고 있는지 여부를 잘 봐야 한다는 일종의 요구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창용 국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낸 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G20(주요 20개국) 기획단장을 거쳐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일하다가 지난 2014년 2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IMF 최고위직인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에 취임했다.
이창용 IMF국장. 사진/취재기자단
워싱턴=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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