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에코프로, 파생손실 이어 4400억 풋옵션…재무 변수 상존
지난해 영업이익 2332억원…자회사 전반 이익 영향
PRS·RCPS 등 여파로 당기순손실 2243억원 기록
인도네시아 제련소 등 본업 경쟁력 강화로 '정면돌파'
2026-02-12 06:00:00 2026-02-12 06:00:00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에코프로(086520)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음에도 거액의 파생상품 관련 손실로 당기순이익 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가 변동에 따른 회계상 평가손실이 대규모로 발생하며 실질적인 이익 성장을 가로막는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에코프로가 향후 이 같은 리스크를 어떤 방식으로 관리해 실질적인 순이익 흑자를 달성할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사진=에코프로)
 
영업이익은 '흑자'·당기순익은 '적자'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지난해 연간 2332억원의 잠정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2024년 29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극적인 흑자 전환에 성공한 수치다. 매출 확대와 더불어 자회사 전반의 이익 증가,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투자 수익 인식 등이 수익성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러한 영업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손익은 2243억원 적자를 지속했다. 흑자 전환의 기쁨을 누려야 할 시점에 발목을 잡은 것은 파생상품 관련 손실이다. 지난해 파생상품 관련 손실은 총 296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현금 유출을 동반하지 않는 순수 평가손실액만 30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에코프로 자기자본(약 4조 3672억원)의 6.8%에 해당하는 규모로 결코 작지 않은 비중이다.
 
이 같은 대규모 손실은 실제 현금 유출을 동반하는 비용은 아니지만, 연말 주가 변동에 따라 장부상 영업외손실로 반영되면서 전체 순이익 구조를 왜곡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이번 파생상품 손실은 지주사인 에코프로가 체결한 주가수익스와프(PRS)와 자회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관련 약정 등에 대해 기말 주가를 기준으로 평가를 진행하며 발생했다.
 
우선 에코프로는 지난해 10월 에코프로비엠(247540)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PRS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주가가 상승하면 회사가 매도 차익을 반환받지만, 주가가 하락하면 그 차익만큼 보전해 주는 구조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14만원대로, 계약 단가인 17만 2600원을 밑돌면서 약 1160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자회사인 에코프로머티(450080)리얼즈의 RCPS 관련 손실 역시 뼈아팠다. 지주사는 RCPS 투자자와 차액 정산 약정을 맺고 있는데, 작년 말 기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주가가 기준가액인 7만 5974원을 하회하면서 약 1800억원의 평가손실이 추가로 계상됐다.
 
여기에 더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자체의 4분기 실적 부진도 연결 손익에 영향을 미쳤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그린에코니켈 제련소 관련 중국 지분 조정 과정에서 계약 물량이 일부 감소함에 따라 약 880억원의 감액분을 영업손실로 반영하며 적자 전환했다.
 
다만 에코프로 측은 이번 손실이 실제 현금 흐름과는 무관한 회계상 수치임을 강조하고 있다. 파생상품 평가손실은 결산기말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돼 현금 유출을 동반하지 않으며, 향후 주가 반등 시 평가이익으로 환입될 가능성도 열려 있기 때문이다. 에코프로 측은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두 가지 파생상품 손실 모두 현금 유출이 없는 회계상 손실"이라며 "현재 주가가 계약 단가를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주가 흐름에 따라 다음 분기에는 상당 규모의 평가이익으로 환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올해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으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하였고, 덕분에 파생상품은 평가 이익 구간에 접어들었다"며 "회계상 재무 부담을 덜었을 뿐만 아니라 시장성 자금 조달로 현금 규모를 크게 늘리면서 재무 안정성도 제고한 상태"라고 말했다.
 
 
풋옵션 약정 등 잠재적 재무리스크 '상존'
 
시장에서는 파생상품 평가손실 외에도 자회사 지분과 관련된 잠재적 재무리스크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에코프로의 기타비유동금융부채 가운데 ‘자기지분매입의무’는 약 4418억원에 달한다. 이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에코프로씨엔지 등 종속기업의 지분과 관련해 특정 조건 발생 시 지분을 되사줘야 하는 풋옵션 약정 등을 부채로 인식한 것이다.
 
이러한 약정은 향후 주가 흐름이나 경영 환경 변화에 따라 실제 현금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재무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자회사의 기업가치나 상장 여부 등에 따라 투자자에게 보장해야 하는 수익률 등이 재무구조에 추가적인 압박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에코프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자회사 주식매입 의무는 향후 상장을 전제로 체결된 옵션이며, 풋옵션 행사 기간도 약 5년여 뒤로 예정돼 있기 때문에 당장 재무적 부담이 되는 사안은 아니다"며 "오히려 현금 창출력이 제고되면서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은 제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파생상품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에코프로 그룹 전반의 사업 구조는 강화되는 추세다. 특히 인도네시아 제련소 사업은 메탈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니켈 시세와 환율 상승이 이어지면서 기존 가이던스 대비 20% 이상의 영업이익 업사이드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회사는 1단계 IMIP(인도네시아 모로왈리 산업단지) 프로젝트에서 연평균 2200억원, 2단계 IGIP(인터내셔널 그린 산업단지)에서 약 4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역시 외부 판매 비중을 2026년 70%까지 확대하고, 전구체 판매량을 전년 대비 90% 성장시키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 또한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케미컬 필터 수요 증가와 온실가스 저감 사업의 조기 수주 등을 통해 올해 50% 이상의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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