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지난해 10대그룹 상장사들의 법인세 부담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전 순이익은 늘었지만 비과세 세무조정에 따른 공제 혜택으로 실제 부담 비율은 줄었다. 늘어난 직장인 세 부담과 맞물리면서 '부자감세'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17일 재벌닷컴이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규모 상위 10대그룹 소속 92개 상장사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들 상장사가 부담한 법인세는 총 8조9450억원으로 2014년 9조2000억원보다 2550억원(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10대그룹 상장사가 50조7710억원의 세전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8.7%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세전 순익 증가에도 10대그룹 상장사의 법인세가 줄어든 것은 비과세 수익이나 세액 공제 등 세무조정을 통해 3조3000억원의 세금을 공제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공제액은 법정세율에 따른 전체 법인세(12조2720억원)의 27%에 달했다. 공제 혜택으로 법인세 유효세율(세전 순이익 대비 실제 부담한 법인세를 백분율로 나타낸 수치)은 17.6%에 그쳤다. 1년 전보다 2%포인트 낮아졌다.
그룹별로는 현대차 상장 계열사들이 낸 법인세가 전년 대비 7% 증가한 2조908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 상장 계열사들은 실적 감소 여파로 1년 전보다 36.6% 줄어든 2조3280억원을 납부해 2위로 밀려났다. SK그룹의 법인세는 실적 호전으로 66.2% 늘어난 2조2530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LG 9300억원, 롯데 5590억원, 포스코 3780억원, 한화 1320억원, GS 540억원 순이었다. 지난해 적자를 냈던 현대중공업과 한진은 법인세를 부과받지 않았다.
지난해 법인세 공제를 가장 많이 받은 그룹은 삼성이었다. 공제액이 1조8810억원으로 세율 적용 세액(4조2090억원)의 44.7%에 달했다. 현대차와 SK도 각각 4950억원(14.5%), 1조550억원(31.9%)의 세금을 공제받았다. 한화(890억원·40.2%)와 GS(180억원·24.8%) 역시 상대적으로 큰 폭의 세금 감면 혜택을 받았다.
반면 롯데는 법정세율에 따른 법인세가 3500억원이었지만 세무조사를 받은 일부 계열사의 법인세 추가납부로 더 많은 비용을 부담했다. LG와 포스코 상장사들도 법정세율에 따른 세금보다 많은 법인세를 물었다.
개별 상장사 중에서는 삼성전자의 법인세 납부 금액이 2조114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법인세 감소폭(21.4%)은 세전순익 감소폭(16.9%)보다 컸다. 현대차가 4.3% 증가한 1조2450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해 2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세전 순익은 9.4% 늘었다. SK하이닉스(9830억원), 현대모비스(5720억원), SK(5300억원), 기아차(5200억원), SK텔레콤(3630억원), 포스코(3500억원), LG화학(323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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