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서울의 주택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지만 집값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상승폭이 둔화 됐다고는 해도 전셋값 역시 여전히 상승세다. 연립·다세대는 물론 단독·다가구 마저 가격이 오르면서 내 집 마련을 망설이고 있던 실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73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1만2975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난 1월 20% 감소한 이후 2월 41% 줄더니 3개월 연속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거래량 급감에도 아파트값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올해 들어 약보합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값은 이번주에는 소폭(0.01%)이지만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서울 내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관악구(0.09%)나 금천구(0.05%) 등은 여전히 높은 가격 상승세를 이어지고 있다.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휴먼시아1단지 전용 59.9㎡의 경우 올해 초 3억2500만원에서 이달 3억3700만원으로 1200만원, 금천구 독산동 한신 89.4㎡는 같은 기간 3억4000만원에서 3억4500만원으로 500만원 오른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 시장도 아파트값 급등과 전세난에 지친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상승세를 탔다.
금천구 독산동 삼성공인 관계자는 "작년과 비교해 올해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었지만 전셋값이 계속 오르면서 아파트는 물론 신축 빌라 등에 신혼부부 등의 수요가 계속 이어지면서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았다"며 "전셋값이 집값하고 비슷해서 전셋값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거래량이 줄었지만 집값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시기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 한 아파트 단지 내 부동산 모습. 사진/뉴시스
오를대로 오른 집값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자 주택경기 불확실성에 내 집 마련을 미뤘던 실수요자들은 주택구입 시기를 고민하는 모습이다.
강서구 가양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관망하는 분위기로 바뀌었지만 팔겠다는 사람들이 가격을 낮추거나 하지는 않고 있다"며 "대출 규제로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주택구입을 망설였지만 큰 변화가 없고, 일부 저렴한 주택은 오히려 가격이 올초보다 더 오르면서 매수문의는 꾸준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서울이나 교통이 편리해 주거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의 경우 수요가 꾸준한 만큼 주택구입에 나서도 문제는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당장 올해가 아니더라도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평소 관심을 가진 물건이라면 대출을 무리하게 받지 않는 선에서 주택구입에 나서도 괜찮을 것"이라며 "다만, 올해 하반기에 입주물량이 늘어나는 지역이 있으니 지역에 따라 주택구입 시기 조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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