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최근 대기업들의 임대주택 사업 진출이 활발하다. 보유하고 있는 기존 부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초기 투입 자본이 적은 데다 임대사업을 자사 주력 사업군과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부지 대부분이 지하철역 등 교통여건이 편리한 도심에 위치해 임대수요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KT(030200)그룹의 종합부동산 회사인 KT에스테이트는 뉴스테이 브랜드 ‘Remark Vill(리마크 빌)’을 론칭하고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서울 동대문, 영등포, 관악, 부산 대연 등 4곳에서 올해 중 2231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KT그룹은 전국에 옛 전화국 부지 400여곳을 보유하고 있다. 공시지가 기준 5조원이 넘는 규모다.
KT 에스테이트는 교통환경과 주변 편의시설 등을 고려해 수요자 니즈에 맞춘 부동산을 임대주택과 호텔, 상업시설 등으로 적극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자회사인 KT AMC의 금융역량과 KD리빙의 관리역량을 활용해 2020년에는 약 1만가구의 임대주택을 관리하는 전문회사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KT그룹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사물인터넷, IPTV 등 ICT 솔루션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호텔식 컨시어지 서비스를 도입해 임대주택 시장에서 확실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롯데그룹은 계열사 등이 보유한 서울 도심지 공장 부지 등을 활용해 2020년까지 기업형 임대주택 1만여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주로 20~30대 임차수요가 많은 도심역세권을 중심으로 개발에 나선다.
유통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롯데는 계열사 편의점을 비롯해 도시락카페, 미팅룸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계열사인 롯데렌터카와 협력해 카쉐어링 서비스와 화재보험은 물론 임대료 및 관리비에 대한 혜택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도 도심권 오피스텔 임대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합병으로 통폐합될 예정인 대구(대명·포정동 기업금융센터), 부산(양정·광안지점), 서울(신설동지점) 등 다섯 곳의 점포 부지에서 920여실의 오피스텔(기업형 임대주택)을 세울 예정이다.
KT, 롯데와 달리 하나금융그룹은 점포 부지를 리츠(부동산투자회사)에 매각한 뒤 리츠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는 "뉴스테이는 주택기금 등 공공자금이 지원되고 초기 임대료 제한도 없어 저금리 기조 속 투자처를 찾고 있던 대기업들에게는 매력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며 "대기업들의 경우 기존 보유 부지가 있기 때문에 초기 투입비용이 적고, 임대업에 특별한 기술도 필요하지 않아 시장 진입 장벽도 낮다"고 분석했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대기업들의 연이은 뉴스테이 진출로 착공이 완료되는 2~3년 후 공급과잉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권이 바뀔 경우 정책 지원이 크게 줄거나 사업 방향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또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관리비 등 충당금을 잡아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도심 내 대규모 부지를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임대주택 사업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최일성 KT에스테이트 대표가 30일 서울 종로구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임대주택브랜드 ‘리마크 빌’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KT 에스테이트.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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