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애플 카피캣으로 시작해 종합생활가전 영역으로 세력을 확장한 샤오미가 한국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주력인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은 만나볼 수 없지만 '대륙의 실수'에 흠뻑 빠진 국내 소비자들이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샤오미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국내 무역회사 여우미는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샤오미와 '한국총판 협약식'을 체결했다. 그간 공식판매 루트 없이 병행수입이나 구매대행을 통해 국내에 유통됐던 샤오미의 제품들을 제대로 취급·관리할 수 있는 허브가 생긴 것이다.
쥐샤오웨이(영문명 토니) 샤오미 생태계팀 담당자는 "대기업을 포함해 30곳이 넘는 회사가 샤오미에 연락을 취해왔다"며 "우리와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곳을 신중히 선별했다"고 말했다. 샤오미의 국내 총판권은 여우미와 IT 수출업체인 '코마트레이드' 두 곳이 갖고 있는데, 이들 모두 샤오미의 고객 지향 이념을 잘 이해하고 신뢰를 쌓아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16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모델들이 샤오미 대표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샤오미는 이날 국내 무역업체인 주식회사 여우미와 총판 협약식을 체결했다. 사진/뉴시스
이번 계약으로 여우미는 샤오미의 대표 제품인 나인봇(전동휠), 미스케일(체중계), 미밴드(스마트밴드), 이카메라(액션캠), 미에어2(공기청정기)를 비롯해 총 38종의 국내 공식 판매처가 됐다. 다만 스마트폰, 태블릿PC, 공유기, TV 등 샤오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4가지는 취급 품목에서 제외됐다.
'쯔미', '화미' 등 주변기기 생산 자회사를 총괄하는 샤오미 생태계팀이 주축이 돼 총판 계약이 진행됐기 때문에 본사가 직접 생산을 책임지는 주력제품 4가지는 빠졌다는 설명이다. 향후 유통 계획에 대해서도 이승환 여우미 대표는 "샤오미 본사의 글로벌 전략에 달린 일"이라며 "지금은 하고 있는 일에만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특허 이슈에 대해서는 샤오미와 여우미 모두 함구했다.
여우미는 오프라인 유통채널 강화, 가품 근절, A/S 등 소비자 후생 개선을 앞으로의 주력점으로 내세웠다. 그간 온라인 중심으로 제품이 유통된 탓에 정품이 아닌 가품이 다수 판매됐고, 사후관리에도 불만이 많았는데 이를 우선 해결해 샤오미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4만개의 전국 가맹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휴대폰 악세서리 유통업체 지스타코리아와 협약을 맺고 고객과의 접점을 늘린다. 장기적으로는 전국 17개 시도에 200개 이상의 직영점과 체험관을 운영할 계획이다.
여우미는 웨이보 등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샤오미 본사의 마케팅 기법을 국내 환경에 맞게 적절히 변형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현재 모바일 콘텐츠 제작사인 '메이크어스'와 협력을 논의 중으로, 신제품이 나오면 SNS를 통해 알리고 소비자의 니즈를 사전에 파악해 생산과 유통 일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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