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증권가는 국내증시가 1970선에 다가섰지만 추가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강력한 부양책과 고용지표 개선(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전주 대비 1만8000건 감소) 등의 영향 속에 오름세를 보였지만, 기자회견에서의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발언으로 유럽증시가 크게 위축된 점이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 드라치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향후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1포인트(0.02%) 상승한 1989.57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5.23포인트(0.03%) 내린 1만6995.13으로, 나스닥종합지수는 12.22포인트(0.26%) 하락한 4662.16으로 마감했다.
전일 코스피는 유가 급등·ECB회의 개최를 앞둔 기대감과 우려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1970선에 근접했다. 선물옵션동시만기일을 맞아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시장에 동시에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상승을 견인했다. 비록 코스피가 1970선에 근접하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밸류에이션과 이익모멘텀 추이를 볼 때 추가적인 상승여력은 여전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전일 코스피의 12개월 Fwd PER이 박스권 상단(변곡점)인 11배에 도달한 가운데, 중장기 이익모멘텀인 12개월 Fwd EPS 6개월 변화율의 둔화세가 더욱 가팔라지며 기대와 현실의 간격이 더 크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익모멘텀의 하향조정세가 마이너스(-)권에서 더 가팔라지며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탈 회복이 여의치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결국 이익모멘텀의 개선 여부가 향후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내지 밸류에이션 레벨업을 위한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특히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가 마무리되면 국내 증시가 서서히 1분기 실적시즌에 진입한다는 점에서 실적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간)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ECB는 모든 정책금리를 인하하며 예치금리 인하만을 기대했던 시장 예상을 압도했다. 기준금리인 Refi 금리를 0.05%에서 0.0%로 5bp 인하하며, 사상처음으로 제로 기준금리 시대 개막,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하루 동안 예치한 자금에 적용되는 예치금리는 -0.30%에서 -0.40%로 10bp 추가 인하, 중앙은행에 대한 시중은행의 1일물 차입금리인 한계대출금리는 0.30%에서 0.25%로 5bp 인하했다. 이는 오는 16일부터 적용된다. 오는 4월부터 월간 자산매입 규모를 800억유로로 현행보다 200억달러 확대했다. 매입대상 자산에는 기존 국채와 커버드 본드, 자산유동화증권(ABS), 유럽 기관채에 더해 투자등급의 비은행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도 추가하기로 했다. 시중은행의 실물경제에 대한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 4년 만기의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오는 6월부터 2차로 가동하기로 결정했다. 대출을 늘리는 은행에 ECB가 보다 저리의 자금을 공급하는 TLTRO는 2014년 6월 처음 발동됐고, 1차 프로그램 하에서의 자금 공급은 오는 6월말로 종료된다.
오늘 한국 시장은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ECB 통화정책회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지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는 점과 전일 한국증시가 프로그램 매수로 인해 여타 국가들에 비해 상승이 컸기 때문이다. 반면, 토요일 중국에서 발표되는 산업생산·소매판매 등 주요경제지표와 다음 주 있을 FOMC회의에 대한 부담도 여전하다는 점도 생각해야 된다. 이를 감안하면 오늘 한국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부분은 중국 증시의 향방이다. 전일 2% 넘게 하락했던 중국증시가 ECB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에 반응을 하며 반등을 줄지 여부가 관심이다. 중국 증시 변화에 따라 한국증시가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NH투자증권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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