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핀테크 환경구축 지지부진…기관·은행 협조 '시큰둥'
테스트베드 홍보 부족·준비 미흡…표준 API 구축 6월이나 가능
2016-03-03 15:58:07 2016-03-03 18:13:13
금융당국이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핀테크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지만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12월 코스콤과 금융결제원에 '핀테크 테스트베드'를 오픈했지만 관련 기관과 은행들의 협조도 원활하지 않아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핀테크 테스트베드는 핀테크 기업이 개발한 서비스가 금융 전상망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지 테스트해 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놓은 것이다. 더욱이 핀테크 테스트베드의 홍보도 제대로 안돼 핀테크 기업들의 관심도 저조한 상황이다.
 
3일 금융결제원은 지난 3개월 간 20개 IT 기업이 핀테크 테스트베드 센터를 방문해 상담을 받았다고 전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20개 업체가 직접 찾아와 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하고, 그것을 금융 시스템과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을지에 관한 조언을 얻어갔다"며 "정보 공유 차원에서 (핀테크 업체들이) 많이 찾아 온다"고 설명했다.
 
◇코스콤 인큐베이팅 룸에서 IT 벤처 전문가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DB
 
그러나 금결원의 말과는 달리 업체 참여도는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다.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홍보가 덜된 탓인지 (테스트베드)가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것 같다"며 "테스트 환경이 완전히 구축된 것이 아니라 이용이 저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콤 테스트베드를 이용한 업체 수는 금결원 보다 적은 15개 사에 그친다. 
 
다른 유관기관과 은행권의 협조 여부 또한 핀테크 환경 조성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금결원 관계자는 "16개 은행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거라 참여도에 따라 조금 늦을 수는 있지만, 6월 API 구축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코스콤은 증권사와 협회 예탁원 등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녹록지 않은 현실을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금결원은 현재 상담 업무에 주력하고 있다. 표준화된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서비스가 비즈니스 모델 상담에 국한된 상황이다.
 
오픈 API는 특별한 프로그래밍 기술이 없어도 원하는 앱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구성된 프로그램 명령어 세트로, 이걸 핀테크 업체가 사용하면 각 금융업체에 호환되는 앱을 더 신속하게 만들 수 있다.
 
금결원은 오는 6월까지 오픈 API 개발을 완료하고 준비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금융회사 별로 일일이 시스템 연동 작업을 거치지 않아도 자사가 개발한 앱이나 프로그램이 은행이나 금융투자기관의 시스템과 호환이 되는지를 점검해 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코스콤 또한 오픈 API를 6월까지 구축하고 7월부터 개별 업체가 개발한 서비스를 검증해 볼 수 있는 장을 제공할 예정이다.
 
코스콤도 금결원과 같이 여의도 본사에서 핀테크 테스트베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다른 것은 인큐베이팅 룸과 디벨로프 존, 세미나 룸 등 회의 장소와 입주 공간까지 세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코스콤 여의도 본사에는 DNA, BSMIT, 아이디어빈스, FM소프트, 에버스핀 등 5개 핀테크 업체가 인큐베이팅 룸에 입주해 업무를 보고 있다. 8개 업체는 코스콤과 파트너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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