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부분이 올해 상반기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각에서는 저금리 지속에 따른 수익감소와 개인별 성과주의 도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국민·하나·기업·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 채용 인원 등 세부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 500여명을 채용한 신한은행은 이달 안에 채용 공고를 낼 예정이지만 인원은 미확정인 상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매년 상반기에 채용을 진행한 만큼 올해도 예년 수준의 인원을 뽑을 것"이라면서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인원과 세부사항은 3월 둘째주는 돼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과 기업·하나·농협은행은 채용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총 800여명의 신입행원을 채용한 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 채용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00여명을 뽑아 전년 대비 채용 규모를 2배 늘린 기업은행도 마찬가지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채용인원이 올초 부서배치를 받은 만큼 상반기 채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외환은행과 합병 후 지난해 하반기에 뽑은 인원이 이제 막 부서에 배치됐다"며 "500명이라는 많은 인원을 뽑은 만큼 또다시 채용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개인금융서비스(RS)직군 정규직 신입행원 140명을 채용키로 한 우리은행의 경우 특성화고 채용인원을 아직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실적이 부진이 채용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잠정)은 전년 대비 42.6% 감소한 3조5000억원에 그쳤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의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며 "올해에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채용에도 인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개인별 성과주의와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인력 관리의 어려움도 한몫하고 있다.
이어 "금융당국이 앞장서서 개인별 성과주의 확대를 추진하면서 은행별로 성과주의에 따른 인력 배분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한해 퇴직인원을 계산할 수 없게 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시중은행 대부분이 올 상반기 채용계획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왼쪽부터)신한·국민·우리·하나·기업·농협은행 본사. 사진/각사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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