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12월, 1월 분양승인 물량이 적어 미분양이 크게 늘지 않을 것입니다. 주택업계도 미분양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어 조절하겠다고 했습니다. 가계부채대책이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금융위와 긴밀히 협조 중입니다. 심리적 측면이 아니라면 실질적인 영향을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근 미분양 급증에 대한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이런 저런 말을 했지만 핵심은 과잉공급 공포만 확산되지 않는다면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거죠.
건설사, 건설사 후원 연구원들도 앞다퉈 과잉공급 우려가 없다고 시장에 전하기에 바쁩니다. 최근 주택협회는 2008년 이후 공급물량 감소로 인한 잠재 수요층 상존과 전세가격 상승 지속에 따른 실수요자의 주택구매 전환 등으로 주택수요가 충분하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서 실수요라…분양·매매시장에 진짜 순수한 실수요는 얼마나 될까. 본인을 실수요라고 말하지만 거주를 동반했을 뿐 실수요는 생각처럼 많지 않은 것 같은데요. 상담을 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이런 저런 많은 얘기를 나누지만 결국 마지막에 "나중에 집값이 얼마나 오를까요?"라는 질문이 빠지지 않습니다.
미래 가치가 현재에 반영된다는 주택매매·분양시장의 특성상 미래 과잉공급 가능성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구잡이로 청약통장을 던지던 소비자들이 통장을 장롱안으로 밀어넣자 집을 팔아 먹고사는 건설사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죠.
실제 공급과잉이 있냐에 대한 정답을 현재 내기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최근 2년간 집을 너무 많이 지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매매·분양 소비자는 이를 간과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시장에 빠르게 퍼지고 있는 과잉공급 공포는 누구 때문에 커졌을까. 우습게도 과잉공급 공포 확산에 따른 시장 붕괴를 심각하게 걱정해주고 있는 건설사죠.
건설사는 오랜만에 찾아온 호기를 놓지지 않기 위해 무분별하게 공급을 서둘렀고, 정부는 이를 방관했습니다. 2014년 말부터 밀렸던 주택공급이 쏟아지며 공급과잉에 대해 경고했지만 누구도 공급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물 빠지기 전에 하자며 일정을 앞당겼죠. 이로 인해 지난해는 역대 최대 분양, 인허가, 착공량을 달성한 기록적인 해가 됐습니다.
건설사를 포함한 건설 단체들은 올해 공급량이 30% 줄 것이라며 걱정말라고 합니다. 인허가 50만가구, 분양 35만가구 정도됩니다. 미친듯이 공급된 지난해에 비해 적은 양이지 절대 적은 양은 아닙니다. 묻지마 청약 등 분양광기에서 깨어난 소비자들은 향후 주택시장에 대해 어떤 진단을 내리고 있을지 상황을 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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