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품질인증보다 환경·안전 인증 투자 늘린다
소비자 가치 트렌드 변화에 따라 안전·환경 인증 증가
2016-01-25 15:27:11 2016-01-25 16:27:42
[뉴스토마토 최승근 기자] 최근 건설사들은 품질 관련 인증 보다 환경과 안전 관련 인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분야에 대한 평가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소비자 이미지 제고를 위해 관련 인증을 획득하는데 노력을 기울기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건설업은 각종 인명사고 등 산재율이 높아 '죽음의 사업장'이라고 불리고 있어 이 같은 오명을 벗기 위한 노력으로도 풀이된다.
 
25일 한국인정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전 산업계의 ISO 9001(품질경영시스템인증) 인증유지기업은 2014년 말 기준 1만7435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429개, 2.5% 증가한 것으로 2011년부터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건설업의 ISO 9001 인증유지기업은 2010년 2190개에서 2011년 2073개, 2012년 2000개, 2013년 1946개, 2014년 1895개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ISO 9001 표준은 일반 제조 사업장뿐만 아니라 조직구조를 갖춘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표준으로, 인증 기업은 기술신용보증기금 기술 평가 시 우대, 공공건설공사 사전 입찰 가격 심사 시 가산점 부여, 용역능력 및 시공능력평가 가산점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거 아파트 등 주택에 대한 신기술 개발이 활발했을 때는 품질인증을 획득하는 사례도 많았지만 지금은 주택 기술의 경우 거의 평준화되다시피 해 품질인증보다는 건설사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품질경영시스템인증과는 반대로 최근에는 환경과 안전에 대한 인증 획득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안전 관련 국제인증은 국내 건설현장에 대한 안전사고 관리 등이 강화되면서 몇 년 새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산업재해를 체계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제정된 K-OHSMS 18001(안전보건경영시스템인증)의 건설업 인증유지기업은 2010년 60개에서 2014년 821개로 약 14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산업계의 인증유지기업이 약 8배 증가한 것과 비교해도 두 배 가까이 증가율이 높은 수준이다.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인증의 경우 해외수주 시 심사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아 해외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건설사로서는 꼭 받아야 하는 국제인증으로 통한다. 아울러 죽음의 사업장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건설업계의 자성이 담긴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평가도 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는 건설업을 산업재해율이 가장 높은 업종으로 선정했다. 산업재해율은 근로자 100명 당 발생한 재해자 수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건설업은 43.6%로 제조업(31.4%), 기타 산업(15.2%)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지속적인 환경개선 성과를 평가하는 ISO 14001(환경경영시스템인증) 획득 사례도 늘고 있다. 건설업 인증유지기업은 2010년 551개에서 2014년 753개로 36.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산업 증가율은 20.9%로 집계돼 건설기업의 인증 획득 기업이 전체 산업 평균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경영시스템인증은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처리를 비롯해 최근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에너지 절감 이슈와도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은 인증제도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등 주택은 생활문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 소비자 트렌드를 따라갈 수 밖에 없다"며 "최근 환경과 안전에 대한 소비자 가치가 높아지면서 이에 맞춰 건설사들도 관련 인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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