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의 축이 이머징 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중저가 스마트폰 출하량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20일 '2016년 모바일 트렌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실제 지난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중 이머징 시장의 판매량이 73%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단말 출하량의 70%도 중저가 단말이었다.
이에 따라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 시장에서는 단말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 교체 수요를 일으키면서 하이엔드 단말 출하량 감소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머징 시장에서는 하이엔드 단말급 성능의 중저가 단말이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업체별로는 애플의 올해 아이폰 판매량이 최초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올해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은 2억1800만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5.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수치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 둔화와 2014년 말 크기를 키운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과거와 같은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아이폰7의 두께를 줄이고 시리의 기능 개선, 홈킷의 기능 강화 등이 이뤄지면 어느 정도 소비자들의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미국 외 지역으로 확대한다면 지난해 만큼은 아니지만, 아이폰 판매량이 크게 감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005930) 역시 플래그쉽 단말의 판매량 확대는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갤럭시S6·S6엣지와 함께 중저가 단말을 대거 출시하면서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올해는 디자인을 소폭 변경하고 터치위즈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개선한 갤럭시S7·S7엣지를 출시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잔자의 이같은 출시 전략은 애플의 틱톡 전략을 따르는 것이다. 틱톡 전략은 주요 디자인 변경 후 다음해에는 기존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단말 성능 개선과 함께 운영체제(OS)를 개선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S6엣지 출시와 함께 고유의 디자인 언어를 확보하는 데는 성공을 했으나, OS를 개선할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플래그쉽 단말의 판매량 확대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륙의 실수로 불리며 인기를 얻은 샤오미의 돌풍은 올해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샤오미는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감소세를 보이면서 상승세가 축소됐다. 실제 지난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9880만대로 전년 대비 4.3% 감소해 2009년 이후 최초로 역성장했다.
샤오미가 올해 해외 진출을 확대한다고 해도 과거 만큼 돌풍을 이어가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샤오미는 지난해 7월 아시아 외 지역으로는 최초로 브라질에 진출했고, 11월에는 아프리카 지역에도 단말을 출시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올해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고 해도 판매량이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화웨이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지난해 중국 업체 최초로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 1억대를 달성했다. 화웨이는 올해 신규 단말 출시와 함께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 시장 확대에 이머 미국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혀나간다면, 올해도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률이 둔화되는 것과는 반대로 스마트 단말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인터넷 이용에 있어서 모바일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바일 단말을 통해서만 인터넷을 이용하는 모바일 온리(Mobile Only)화 추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10월 구글은 검색 이용 건수가 매월 1000억건 정도인데, 이미 모바일 검색 이용 건수가 데스크탑 검색 이용 건수를 최초로 추월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도 지난해 3분기 기준 월평균 모바일 액티브 이용자수가 13억8500만명으로 전체 액티브 이용자수의 89%를 기록했고, 모바일 온리 이용자수는 7억270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올해 모바일 트렌드 가운데 또 다른 특징은 메신저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보다 더 큰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라는 점이다. 모바일 메신저는 이용자수 측면에서 이미 SNS를 넘어섰으며, 기본 커뮤니케이션 기능에 게임, 쇼핑, 뉴스 콘텐츠, 검색, 결제 서비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추가하면서 서비스 플랫폼 측면에서 SNS보다 중요성이 더 큰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메신저에 인공지능 기반 온디맨드 커머스 서비스인 'M'과 우버 호출 기능을 추가하고, 구글이 챗봇(Chatbot)을 적용한 신규 모바일 메신저를 개발 중이라고 알려진 것도 이같은 트렌드를 대변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모바일 메신저는 방대한 가입자를 기반으로 점점 더 많은 인터넷 서비스를 빨아들여 어쩌면 OS보다 더 중요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가 확대됨에 따라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매출이 다운로드 매출과 유사한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기준 글로벌 음악 매출은 149억7000만달러달러로, 이 중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을 포함한 디지털 음악 매출이 68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일반 음반 매출을 추월한 상태다.
디지털 음악 유형별 매출 비중은 다운로드가 52%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음원 다운로드 매출 비중이 높은 미국, 독일, 호주, 캐나다 등에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매출이 음원 다운로드 매출과 유사한 수준으로 성장하거나 추월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비틀스 음원을 소유하고 있는 애플콥스는 사상 최초로 비틀스 음원을 애플 뮤직, 구글 플레이 등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제공했다"며 "이같은 사실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2016년형 갤럭시A5·A7.사진/SK텔레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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