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삼성과 신세계 간 삼성페이 제휴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삼성은 삼성페이로 결제가 되지 않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등 제휴처를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끝내 간극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페이 제휴와 관련된 삼성과 신세계 간 정례적인 접촉이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삼성페이는 신세계 계열사인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스타벅스 등에서 사용할 수 없다. 삼성페이는 가맹점이 별다른 가입이나 설치를 하지 않아도 쓸 수 있지만 신세계 측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간편결제 서비스인 SSG페이 보급을 위해 차단됐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번 협상에서 백화점 등 대형유통가맹점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큰 변화가 있지 않은 이상 이마트에서 삼성페이로 결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내 유통계열사에서 나오는 결제대금은 연간 약 23조원 수준으로, 협상에서 힘의 우위는 신세계가 쥐고 있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최근 발언도 협상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정 부회장은 지난 6일 경제계 신년인사회 후 "(삼성페이와 관련해) 아직 협의된 바 없다"며 사실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협상에 진척이 없자 그룹 수뇌부 간에도 얘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차원에서 이마트 등을 삼성페이 제휴처로 열어주는 대가로 '스몰딜'까지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을 열어줄 경우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오가야한다"며 "(신세계는) 면세점 특허와 이마트 홈쇼핑 사업까지 확보한 상황에서 급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세계 계열사의 가맹점 내부정책에 따라 삼성페이의 사용 금지가 정해졌다“면서 ”계열사가 전적으로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SSG페이 개발을 맡은 신세계I&C는 오는 4월 오픈을 앞둔 면세점 등 내부 계열사 대상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 계열사 외에 다른 업체들을 대상으로도 가맹점 확보에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한편, 양측의 협상은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지난해 9월 삼성 수요사장단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페이 도입을 위해 신세계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공개됐다. 협상 초기에는 이마트 등 유통 계열사와 신세계I&C 양측 간의 이견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매장에서 삼성페이를 통해 결제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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