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드(OLED)를 향한 LG의 집념이 대단하다. 삼성이 '퀀텀닷'에 집중하고 있다면 LG는 올레드에 승부수를 던졌다. LG디스플레이가 올해 OLED 출하 목표로 100만대를 제시한 가운데, LG전자는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올레드TV 판매를 자신했다. 라인업도 전년 대비 절반 이상 늘린 20여개 모델을 운영하며 차세대 프리미엄 TV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부사장·사진)은 6일(현지시간) CES 2016 개막에 맞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레드TV를 앞세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점유율 20% 이상을 확보할 것"이라며 "올해 올레드TV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3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올레드 대중화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다.
다소 무리한 목표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지난해 4분기 올레드TV 판매실적은 1~3분기에 비해 3배 가까이 됐다"며 "지난해에는 미국과 한국을 중심으로 올레드TV를 공급하고 유럽이나 아시아 지역은 제한적으로 공급했지만, 앞으로 전략시장까지 공략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는 지난해 실적 부진의 원인을 제품 본연의 경쟁력이 아닌 시장의 특수상황에서 찾았다. 지나친 양적 성장에 치우치지 않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수익성을 높이는 사업구조로 재편하고, 현재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북미시장을 잡기 위해 슈퍼볼 광고집행 등 힘을 쏟고 있다는 부연도 더해졌다. 아울러 프리미엄 전략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인위적인 올레드TV 가격 인하는 없다고 못박았다.
권 부사장은 올레드TV에 대한 기술적 자신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LCD(액정표시장치) 기술로 3㎜ 두께의 TV를 선보인 것이 올레드TV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수동변속기와 자동변속기 자동차를 같은 차라고 보긴 어려울 것"이라며 "백라이트로 올레드와 비슷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많은 서브픽셀을 모두 다 컨트롤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삼성의 신경전에 대한 즉각적인 응수였다.
LG전자는 TV 공급을 맞추기 위해 베트남공장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권 부사장은 "지금 10만대 정도 소량생산은 한국에서, 100만대 이상 대량생산은 베트남에서 진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인도네시아, 중국에서의 TV 생산을 줄이고 베트남 생산비중을 높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샤오미 등 중국업체의 저가 전략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드러냈다. LG전자는 샤오미TV의 국내 상륙과 관련해, 시장 변화에 맞춰 개별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권 부사장은 “스마트폰 시장도 작년까지 90%는 프리미엄이 대부분이었고 하반기부터 중저가 폰이 떠올랐다”며 “현재 한국 TV도 프리미엄 중심이지만 가정용 보급형 TV는 상황을 보면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주요 콘텐츠 업체와의 협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날 넷플릭스는 CES에서 한국을 포함한 130개 국가로 추가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협업 파트너로 LG전자를 선택했다. OLED 얼라이언스 또한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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