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스위스정부는 UBS 지분 60억스위스프랑(미화로 약 56억달러) 어치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위스 대형은행 UBS가 미국 국세청(IRS)에 미국인 고객 4450명의 명단을 넘기기로 합의한 직후 나온 결정이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위스 연방 긍융당국 감독관 피터 지젠탤러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는 3개의 스위스 은행 및 외국계 은행들에도 최소 금액만 남겨두고 총 3억3220만달러어치의 UBS 지분을 팔 것을 명령했다.
지젠탤러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로 자국이 '상당히 큰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명령 받은 은행이 어디인지, 또 최소 금액이 얼마인지에 대한 구체적 답변은 피했다.
스위스 정부는 강제전환채권에 대한 미래의 표면이자율을 포기하는 대신 약 18억스위스프랑 가량의 현금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정부는 지난해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던 UBS의 부실자산 상각을 돕기 위해 미화로 약 56억달러를 UBS의 강제전환채권에 투자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스위스 정부는 지분 매각 계획을 공개하기 앞서 UBS가 세금 탈루 의혹이 있는 4450명의 계좌 내역을 1년 내에 미국 IRS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BS도 벌금을 내지 않는 대신 스위스 정부에 고객 정보를 넘기고, 또 명단을 미국에 넘길지에 대한 최종판단도 정부측에 맡기기로 했다.
스위스 정부는 이같은 합의내용에 대해 낙관적 견해를 내비쳤다. 미국고객 정보 공개 건은 지난 6월 UBS의 380억스위스프랑 자본 확충과 더불어 UBS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유럽 금융회사들이 영미권에 비해 주식 발행을 통한 자본 조달이 부진하다는 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마당에 그나마 양호한 모습을 보여왔던 UBS마저 외국 고객이 급속도로 이탈해 피해를 입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UBS의 미국인 고객 정보 공개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 증시에 상장된 UBS 주식은 3% 가까이 하락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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