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삼성전자가 디지털이미징사업을 중단한 이후 국내 카메라 시장이 재편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은 소니가 절반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가운데 삼성이 20~30%를, 나머지는 후지필름, 올림푸스, 파나소닉, 캐논, 니콘 등이 한 자리수를 기록하는 구조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출시한 'NX500' 이후 신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당분간 주력 제품 개발이나 출시는 없을 예정이다. 삼성은 카메라를 따로 출시하기보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카메라 기술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캐논이 삼성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소니코리아가 점유율 56%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미러리스군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캐논이 6월부터 두자리수 점유율로 올라섰다.
그동안 캐논이미징코리아는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미러리스, 콤팩트 등 특정 카테고리에 집중하지 않고, 시장 상황과 사용자의 니즈에 따른 제품 라인업을 세분화해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최근 내부 전략에 변화가 감지된다. 지금까지 캐논은 매년 한 대의 미러리스 카메라만 출시하며 미러리스 제품군을 유지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 처음으로 배우 강소라를 모델로 기용하며 상·하반기 각각 'M3', 'M10'을 출시했다.
캐논의 화사한 색감을 좋아하는 유저들을 미러리스 카메라로 적극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기존 DSLR 카메라 유저들에게는 세컨드나 서브 카메라로 제공하고, 카메라 입문자에게는 중급기로 넘어가기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캐논은 지난달 14일 (왼쪽부터)EOS M10, EOS 760D, 파워샷 G5 X의 엔트리급 모델 총 3종의 신제품을 공개했다.사진/ 캐논코리아 컨슈머이미징
캐논 관계자는 "소니는 고가 미러리스로 전문가 시장을 공략하고 엔트리급 시장을 주 무대로 하는 삼성전자 또한 특별한 활동이 없어 반사이익을 봤다"면서 "이런 이유 때문에 하반기 미러리스 시장에서 크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내년 미러리스 카메라 업계의 관전 포인트는 업계 2위를 누가 차지할까가 될 전망이다. 아직까지 삼성이 재고 물량 때문에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높게 나오지만, 내년부터는 캐논이 2위에 오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과 캐논의 점유율 차이가 미미하다"면서 "삼성이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는 가운데 캐논이 미러리스 제품을 꾸준히 선보인다면 2위 달성은 시간 문제"라고 내다봤다.
캐논은 이같은 기세를 몰아 내년 상반기까지 젊은층과의 소통을 위한 마케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에 맞서 업계 1위 소니는 풀프레임 제품을 내세워 전문가 집단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카메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람들이 소니 제품을 사용하면 브랜드 제고가 가능하고, DSLR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미러리스 카메라의 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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