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류석기자]
엔씨소프트(036570)(엔씨)와 넥슨 양강체제로 인식되어 온 국내 게임 시장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를 기점으로 가파른 실적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넷마블게임즈(넷마블)가 업계 2위로 치고 올라오면서, 엔씨는 매출 순위 3위 사업자로 내려앉게 됐다. 이에 '넥슨-넷마블-엔씨'라는 새로운 구도가 짜여지고 있는 상황이다.
엔씨의 매출은 지난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넷마블에 못미쳤다. 영업이익 또한 2분기를 제외하고는 마찬가지였다. 올해 3분기 엔씨는 매출 1956억원, 영업이익 50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 38%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넷마블은 매출액 2818억원, 영업이익 567억원을 기록했다. 1년전에 비해 각각 85%, 82%가 늘어났다. 올해 그야말로 실적 '파란'을 일으킨 넷마블이 3분기 역시 업계 2위자리를 당당히 꿰찬 것이다.
이는 엔씨의 주요 매출구성이 출시가 오래된 게임 위주로 짜여져 있다보니, 저성장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만 놓고 봐도, 90년대에 출시된 '리니지1'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40%에 달했다. 리니지1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며 매 분기 비슷한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온라인게임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도 실적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현재 엔씨의 전체 게임 매출에서 '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 등 주요 온라인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육박한다. 그만큼 모바일 게임 매출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며, 회사 또한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엔씨는 내년 상반기부터 모바일 시장 진입을 본격화될 예정이다.
반면, 출시하는 게임마다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넷마블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경쟁자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독주체제를 굳혀나가고 있다. 3분기까지 넷마블의 올해 누적 매출은 729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매출액 5756억원을 뛰어넘었다.
넷마블의 실적 호조는 소위 '모바일 퍼스트' 전략이 통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넷마블은 올해도 모바일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에 회사의 모바일 사업 비중은 90%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넷마블은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해외 매출 비중 약 25%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넥슨은 3분기에도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4762억원(498억1100만엔)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763억원(184억3600만엔)을 기록해 22% 증가했다.
또 넥슨은 PC 온라인 게임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모바일 매출 비중을 점자적으로 늘려가며, 회사의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3분기 넥슨의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985억원(103억엔)으로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한다. 올해 4분기에도 넥슨은 모바일과 PC 온라인에서 다양한 신작을 출시해 성장 모멘텀을 가속화해 나갈 방침이다.
류석 기자 seokitno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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