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에 2016년도 1차지명 선수로 입단한 박준영(18)은 선순위 지명 선수답게 많은 팬들의 기대를 받는다. 세계 청소년야구 선수권대회에서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마무리 투수로 자리를 옮겨서 경기를 마친 특이장면과, NC의 2억원 거액 계약금을 받은 입단의 과정은 팬들이 그를 기대하게 만드는 주요 이유다.
그런데 막상 그를 만나려니 많은 걱정이 들었다. 강한 훈련과 포지션별 치열한 경쟁으로 유명한 NC의 훈련을 사흘동안 받으며 주눅들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입단하고 나서 결정된 그의 포지션인 투수는 NC에 빼어난 선수가 많고 김경문 NC 감독은 각 선수들을 매서운 눈으로 철저히 바라본다. 고졸 출신 선수에게 초반에는 다소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박준영은 기자의 걱정을 기우로 만들었다. 우선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자신을 향한 기대에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면서도 꿈이 컸고, 인터뷰도 시종일관 재미있게 진행됐다. 또한 빠르게 팀에 적응한 듯한 모습도 인상에 남았다. 야구 대회 참가를 빼곤 방문한 적이 없는 창원 생활임에도 함께 생활하는 많은 동료와 곧잘 친해졌고, 훈련도 잘 받았다.
NC다이노스의 2016년도 1차지명 신인선수 박준영. 사진/이준혁 기자
다음은 박준영과 11일 오후 훈련 일정 이후 마산구장 내에서 진행했던 인터뷰 일문일답.
-우선 1차지명으로 NC에 입단하게 된 점 축하한다. 1차지명 선수로 뽑히고, 더불어 NC에 올줄 알았나.
▲1차지명 선발도 NC의 입단도 예상을 하지 못했다. 서울의 고등학교를 다녀서(경기고 졸업 예정) 서울 연고 팀으로 가지 않을까에 대한 생각만 짧게 했다. (배석현) 단장님이 오시고 구단 분들 연락도 잇따르며 NC의 입단이 슬슬 느껴졌다.
-객지 생활인데 집과 학교 등을 생각하면 무척 먼 곳에 온 경우다. 불편한 점은 없는가.
▲집이 남양주에 있어 고등학교 때부터 숙소 생활을 했다. 동료들도 좋고 구단도 많이 신경써줘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한 집에 8명이 살고 큰 방에서 고졸 3명이 함께 지낸다. 구단 숙소가 상당히 좋다.
-함께 NC에 입단한 입단 동기들은 혹시 그동안 알던 사이인가.
▲최성영(18·속초 설악고 출신 투수)은 국가대표 때부터 알고 친하게 지내왔다. 다른 선수들은 드래프트 데이 때 알았다. 그래도 이제 다들 좋은 동료다. 모두 친하게 지낸다.
-NC 유니폼을 입고 9일 처음 훈련했다. 사흘동안 훈련받으니 어떠한가.
▲시간이 많지 않은데 훈련의 양은 많으니 과거의 고등학교 때보다 힘들다는 느낌은 없지 않다. 게다가 나는 투수도 했지만 야수로 많은 경기에 나왔다. 이제 투수 생활에 최적화하는 노력을 해야 해서 결코 쉽지 않다.
-야수와 투수를 모두 겪었고 잘 했는데 NC는 투수로 보직을 결정했다. 기분이 어떤가.
▲포지션은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기에 어떤 결정이 나올지 기대가 컸다. 투수도 좋고 야수도 좋은데 투수가 됐다. 팔이 강한 편은 아니라 연달아 던질 수 있나 생각도 했지만 몸의 관리 또한 프로의 몫이다. 이제는 열심히 하는 일만 남았다.
-둘다 잘 하면 좋겠지만, 제구력과 구속 중 하나를 택해야 할 경우 어느 것을 더욱 노리는가.
▲NC에는 볼힘이 워낙 뛰어난 선배가 많다. 최일언 코치께서도 제구력을 키워보자고 하셨다. 코치님 조언데로 일단 제구력에 집중해 많이 노력하고 싶다.
-아직 사흘이 지난 때이긴 한데 코칭스태프가 어떻다고 말하던가. 칭찬받은 적은 있나.
▲캐치볼할 때 잘 봐주신다. 투수로서의 폼이 안 잡혔다는 말 또한 해주셨다. (김경문) 감독님이 투수훈련 끝나고 미팅 때 파이팅 더 크게 하라고 말하셨다. 신인치곤 작게 외쳤던 것 같다. 신인 모두에게 머리 단정히 자르란 얘기도 하셨다.
-선배들은 잘 대해주나. '이 선배를 꼭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투수는.
▲처음에는 대선배님들과 마주치며 부담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형들과 친해지고 이야기도 많이 하다 보니 적응하고 있지 않은가 싶다. 손민한(40) 선배처럼 선수생활 오랫동안 꾸준하게 하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다.
-스스로 볼 때 부족한 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보완할 예정인가.
▲일단 더욱 자신감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무엇을 하든 큰 소리 내면서 열심히 하겠다. 동료와 선후배들은 체격도 다들 좋으며 나와 힘의 차이도 있다. 앞으로 내가 처지지 않게 꾸준히 보완할 것이다.
-단기 목표와 장기적으로 "나는 이런 투수가 되고 싶다"는 점을 알려달라.
▲이번 마무리 훈련을 잘 해야만 내년에 열릴 1군 스프링캠프에 함께 할 수 있다. 그것(1군 스프링캠프 참가)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서 생활 중이다. '피해가는 피칭 하지 않고 항상 자신감이 넘치는 힘있는 투구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끝으로 독자들과 팬들에게 한마디.
▲이번 훈련 때 마무리 잘 해서 내년 1군에서 여러분들과 만날 수 있게 노력하겠다. 감사하다. 1군에 오르도록 할테니 '박준영' 이름이 새겨진 선수 유니폼 많이 사달라.
창원=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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