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중국 위안화를 편입하기로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IMF 이사회는 오는 11월 위안화의 SDR 통화바스켓 편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으로 관련 문서 초안에 따르면 긍정적인 기류가 조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IMF 관계자는 기술적인 영역의 체크리스트를 충족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면서도 "기술적으로 편입을 위한 모든 것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정치적인 장애물도 없다"고 설명했다.
위안화 편입을 위해서는 이사회에서 총의결권의 70% 이상을 얻어야 한다.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위안화 편입을 지지해왔고 그 동안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미국과 일본도 최근 위안화의 SDR 통화바스켓 편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IMF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가 승인 결정하면 위안화는 내년 10월부터 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되게 된다. 현재는 미 달러화와 유로,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등 4개 통화가 포함돼 있다.
중국의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IMF는 11월 이사회를 열고 편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사진/로이터
SDR은 IMF가 가맹국의 준비자산을 보완하는 일종의 가상화폐로 회원국은 외환위기 등에 처했을 때 SDR을 필요한 실제 통화로 바꿀 수 있다. SDR 가치는 바스켓을 구성하고 있는 통화의 시세를 가중평균하는 방식으로 계산한다.
HSBC는 위안화가 SDR 통화바스켓에 14% 비중으로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는 달러가 41.9%, 유로 37.4%, 파운드 11.3%, 엔 9.4%의 비중으로 담겨있다.
중국 정부는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위안화를 국제화하겠다는 금융굴기를 바탕으로 SDR 통화바스켓 편입을 준비해 왔다. 통화바스켓에 포함되면 국제적으로 기축통화로 인정받을 수 있다.
위안화가 SDR 통화바스켓에 포함된다는 것은 중국 역외에서도 위안화의 이용도가 대폭 늘어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부 통화 전문가들은 내년 약 5000억달러 규모의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기적으로는 위안화가 전 세계의 외환비축량의 5%에서 최대 9%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2%대인 캐나다와 호주의 달러보다 높은 수치로 4.7%인 영국 파운드화를 앞설 수도 있는 것이다.
이미 국제시장에서 위안화의 위상은 크게 높아졌다. 글로벌매매서비스업체 스위프트와치에 따르면 거래량 기준 지난 2012년 20위권 수준이던 위안화는 올 8월 4위로 올라서며 엔화를 제쳤다.
다만 위안화가 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된다고 해도 당장 위안화 수요가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데이비드 루빈 씨티은행 신흥시장부문 대표는 올초 위안화의 SDR 편입에 대한 조사에서 "(편입된다면) 중국으로 자본이 유입될 수 있겠지만 그 양은 장담하기 힘들다"며 "중국은 당분간 계속 자본유출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고 SDR 편입 효과로 자본이 순유입될 수 있을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SDR에 편입된다고 해도 위안화가 바로 기축통화로서의 가치를 얻는 것은 아니라며 더 많은 시장 자유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는 위안화의 시장환율 변동폭을 전격 확대하고 예금금리 상한선을 폐지하는 등 금융시장 자율화 정책을 시행해 왔으나 시장에서는 여전히 위안화 매매에 규제가 크다고 느끼고 있다.
미국의 민간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이코노미스트 리우리강은 기축통화로서의 대우를 받는 것은 시장이 결정할 일이라며 "리스크와 수익, 유동성, 위험회피의 용이성을 비롯한 시장효율성에 기반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안화 평가 절하의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중국 정부의 금융시장 자유화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자본유출로 위안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HSBC는 위안화 환율이 현재 달러당 6.35위안에서 내년 6.60위안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고, 바클레이즈는 6.90위안까지 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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