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회생가능성 ‘제로’?..쌍용차 어디로
“최악 경우 고철값 받고 공중분해 될 수도”
2009-07-21 16:59:29 2009-07-21 21:47:04

[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최근 법원의 강제집행을 통한 쌍용자동차 노조 파업해산이 무산되자, 쌍용차의 회생 가능성은 이제 희박해질대로 희박해졌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공장점거 파업이 60일을 넘어서면서 단 한대의 차도 생산하지 못해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고, 협력업체 연쇄 부도, 판매망 붕괴 등으로 완성차 업체의 기본적인 인프라마저 무너져, 파업이 풀린다 해도 회생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쌍용차 사측은 "현재 연구, 개발인력이 사내로 들어가 있어 신차개발이 재개되고 있고, 이번달 안에 공장이 재가동 될 수만 있다면 9월15일 안에 회생계획안이 제출될 수 있을 것"이라며, 회생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생산 재개에 걸리는 시간을 7~10일로 잡으면, 8월부터는 야근, 특근을 강행해 매월 3000대 이상의 차를 생산할 수 있어 올해 총 3만대 가량의 차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 관계자와 정부 관계자들은 대부분 부정적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쌍용차의 유동성은 보유 현금이 100억원 안팎에 불과한 것에 더해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53대의 차가 팔리는 데 그쳐, 더 이상 자금을 확보할 곳도 마땅치 않은 최악의 상황”이라며 "일단 기본적인 노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정부가 지원을 하기도 힘들어 파산 가능성에 점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의 이윤호 장관도 20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조찬간담회에서 "지금과 같이 세계 자동차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시장경쟁력이 떨어지는 쌍용자동차의 생존 가능성도 대단히 낮다고 본다"며 "생산 중단상태가 지속되면 쌍용차의 파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바 있다.

 

시장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증권사 전문가들은 이미 쌍용차에 대한 분석에서 손을 떼버린 분위기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본금이 얼마인지, 개발은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 등 쌍용차의 경영정보 자체가 불투명해 경제적으로 접근하기 힘들다"며 " 증권가에서는 쌍용차를 투자종목에서 아예 제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쌍용차가 이미 회생의 마지노선을 넘겨 버렸으며, 파산도 불가능한 상황까지 와버렸다는 절망적인 주장까지 나온다.

 

“이제는 대안을 생각할 수 있는 시기도 지나버렸다”는 말로 운을 뗀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 팀장은 “파산을 하고 제3자 매각을 하거나 아예 공중분해시켜 분할 매각을 한다 해도 노조의 공장점거로 실사조차 힘든 상황에 어떤 투자자가 나서겠느냐”며 “최악의 상황에서 설비만 매각한다고 해도 자동차 시장에 설비 공급이 넘쳐흐르는 상황에서 설비를 사겠다고 나설 사람을 찾기 어려워 파산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극단의 경우에는 그동안 쌍용차가 축적해온 설비들을 고철값만 받고 팔아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22일 오전부터 국회가 폐회하는 24일까지 쌍용차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등의 내용으로 총파업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힌 민주노총의 이승철 대변인은 “산업적인 가치와 고용유발 효과가 큰 쌍용차의 파산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노조의 목소리에는 귀를 틀어막은 채 정리해고를 받아들이라고 협박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미 사측이 목표한 80%의 인원이 구조조정을 당한 상황에서 남은 노조원들과 사측이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고 생산을 재개하는 길만이 파산을 막는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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