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선에서 자유당이 부자 증세 등 진보적 공약을 통해 보수당을 누르고 압승을 거뒀다. 10년 만의 정권 교체로 캐나다의 정치, 경제 변화가 주목되는 가운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의회 비준 시기가 예정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자유당 대표. 사진/로이터
20일(현지시간) 캐나다 공영방송(CBC)에 따르면 19일에 열린 제42대 캐나다 총선에서 쥐스탱 트뤼도 대표가 이끄는 자유당이 집권 보수당을 누르고 압승했다. CBC는 자유당이 전체의석 388석 가운데 184석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돼 자유당 정부가 출범했다고 밝혔다. 트뤼도 대표는 제23대 차기 총리가 될 예정이다.
트뤼도 대표는 캐나다의 케네디라 불리며 역대 최고 총리의 평가를 받은 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의 장남이다. 2013년 41세의 젊은 나이로 자유당 대표로 선출돼 당을 이끌어왔다. 전문가들은 짧은 정치 경력에도 불구하고 보수적 정치에 반감을 느낀 유권자들이 자유당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트뤼도는 캐나다 소득 상위 1%에 대한 부자증세 재정지출 확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시리아 난민 수용 등 진보적 공약을 내세웠다.
트뤼도 대표는 총선 결과 이후 몬트리올에서 연설을 통해 “긍정의 정치가 승리를 이뤄냈다”며 “캐나다 국민들이 원하는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때가 됐다”고 말했다.
CNBC는 캐나다 유권자들이 경기 침체 기로에 있는 가운데 새로운 정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좌회전을 택한 캐나다의 변화 모색이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정치뿐만 아니라 캐나다의 경제적 변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당장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되면서 캐나다 의회 통과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트뤼도 대표는 자유무역 확대에는 긍정적이나 하퍼 총리의 TPP 협상 과정을 비판하면서 자신이 총리가 되면 합의 내용을 철저히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TPP 협상 내용 중 낙농업 문제가 민감한 사안으로 자리한 가운데 자유당으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농민단체들의 반발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TPP 의회 비준이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자유당 대표가 몬트리올에서 총선 승리가 결정된 이후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로이터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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