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상품시장 '바로미터'로 불리는 스위스 원자재 기업 글렌코어가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구리 광산 두 곳을 매각하기로 했다. 글렌코어가 생산량에 이어 부채 감축에 나서면서 구리 가격 전망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구리값 반등은 일시적이라며 장기적으로 상품가격 약세가 진행되며 광산업체들의 부담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글렌코어는 호주 뉴 사우스웨일즈 주의 코바와 칠레 북부의 아타카마 사막의 로마스 바야스 등 구리 광산 2곳에 대한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WSJ는 300억달러까지 치솟은 순부채 감축을 위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글렌코어는 호주에서 구리, 아연 등을 생산하는 등 광산 복합체 19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칠레에도 다수의 석탄, 구리 광산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구리, 아연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글렌코어를 포함한 광산업체에 대한 성장 지속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글렌코어의 경우 시가총액의 두 배에 달하는 부채 문제가 제기되면서 올해 들어 주가가 143% 가량 하락했다.
이에 따라 글렌코어는 아연과 구리 생산량 감축 발표와 농업 사업부 매각을 고려하는 등 채무 줄이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글렌코어를 포함한 광산업체의 미래가 상품 가격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글렌코어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 28%가 구리 생산에서 비롯된 만큼 구리 가격의 향후 추이가 상당히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원자재 시장의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골드만삭스는 올해와 내년 구리값이 톤당 4800달러, 450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글렌코어가 전세계 구리 총 생산량의 4% 가량을 줄이겠다고 밝히면서 공급 과잉 해소 기대가 있었으나 여전히 광산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고 있어 최근 상품 가격 반등은 일시적일뿐 장기적으로는 약세가 진행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시드 티플 JP모건체이스 애널리스트도 “공급 과잉 장세 속에서 구리 가격 약세는 지속될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글렌코어 및 광산업체들의 압박은 더 가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위스 광산 업체 글렌코어의 스위스 본사 모습. (사진=로이터)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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