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개혁적 보수’를 주장하고 나선 가운데, 지난 4월 같은 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밝힌 ‘새로운 보수’와의 차이점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김 대표는 “더불어 함께 사는 ‘포용적 보수’, 서민과 중산층의 삶을 먼저 챙기는 ‘서민적 보수’, 부정부패를 멀리하는 ‘도덕적 보수’,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책임지는 보수’”를, 유 전 원내대표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 흘려 노력하는 보수”를 각각 이야기했지만 그 내용에는 차이점이 엿보인다.
우선 노동개혁에 대해 두 사람 모두 노사정 대타협을 강조했지만 김 대표는 ‘노동시장 유연화’가 해법이라며 “전체 노동자 10%에 불과한 노조가 기득권을 고수”, “민주노총이 파업을 일삼으면서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만 골몰”이라며 노동계 비판에 무게가 쏠렸다.
반면 유 전 원내대표는 “어느 일방의 희생만 강요해서는 안 된다.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가 전제되어야 한다”면서 “노동시장의 유연성 못지않게,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고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벌개혁에는 유 전 원내대표가 “재벌대기업은 지난날 정부의 특혜와 국민의 희생으로 오늘의 성장을 이루었다”면서 경제민주화와 사회적 책임, 공정한 법집행등을 강조했지만, 김 대표는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반기업정책으로 변질돼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야당을 대하는 태도도 상이하다. 김 대표는 “야당의 법안 발목잡기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보고 있다”고 비판했지만, 유 전 원내대표는 “내 생각이 틀리고 상대방이 옳은 것도 많았다”면서 진영을 넘은 합의의 정치를 주문했다.
여야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유 전 원내대표의 연설을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극찬한 야권은 김 대표의 연설에는 “수구적이고 극우적”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유 전 원내대표의 연설에 공식논평은 내지 않고 ‘개인의견’으로 의미를 축소했던 새누리당은 김 대표 연설에는 즉각 논평을 내고 “미래를 내다본 진정성 있는 연설”이라고 호평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지난 6월 1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왼쪽)와 김무성 대표(오른쪽)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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