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상반기 39조 투자…빅4 투자 견인했다
포스코, 30대그룹 중 감소폭 가장 커…조선·철강·정유 '부진'
2015-08-19 16:00:00 2015-08-19 17:04:10
30대 그룹이 경기 불황에도 올해 상반기 투자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 4대 그룹이 50% 이상 투자를 늘렸다. 이중 현대차그룹이 전체 증가액의 74%를 차지할 정도로 공격적 행보를 보였다.
 
반면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 철강, 정유 등의 투자는 감소해 재정의 어려움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롯데도 유통 대그룹 중에서는 유일하게 투자를 줄였다.
 
18일 CEO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 266개 계열사의 상반기 투자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개별 기준으로 총 38조7776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5% 증가한 것으로, 금액으로는 9조2795억원이 늘었다.
 
설비 투자와 관련된 유형자산취득액이 35조1732억원으로 8조9190억원(34.0%) 증가했고, 연구개발(R&D), 지적재산권 등의 무형자산취득액은 3조6044억원으로 3605억원(11.1%) 늘었다.
 
그룹별로는 30대 그룹 중 절반 이상인 18곳의 투자가 늘었다. 이중 삼성, 현대차, SK, LG 등 상위 4대 그룹이 투자를 견인했다. 4대 그룹의 투자는 총 29조27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4% 급증했다. 금액으로도 9조8045억원이 증가해 30대 그룹 전체 증가액을 상회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철강 등 주요 계열사들의 투자가 일제히 증가하면서 투자 규모가 삼성과 맞먹는 수준까지 확대됐다. 현대차그룹의 상반기 투자는 10조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22.0% 급증했다. 늘어난 금액만 6조8972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증가액의 74.0%를 차지했다.
 
현대제철이 현대종합특수강(구 동부특수강)을 인수하고 현대차가 신차 개발을 위한 투자에 나서는 등 완성차, 부품, 철강 부문의 각 계열사들이 모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삼성그룹은 10조3026억원으로 2조2418억원(27.8%) 증가해 현대차에 이어 두 번째로 증가액이 많았다. SK는 5조4646억원으로 5834억원(12.0%) 늘었고, LG는 3조4996억원으로 821억원(2.4%) 증가했다.
 
이외 신세계, 금호아시아나, 영풍, 두산, 효성, 현대백화점 등 12개 그룹의 투자도 늘었다. 신세계(6924억원, 14.4%), CJ(4842억원, 3.7%), 금호아시아나(3678억원, 3.9%), 영풍(3305억원, 25.6%), 두산(2171억원, 11.9%), 효성(2160억원, 4.7%), 현대백화점(2081억원, 78.6%) 등이 2000억원이 넘는 투자를 집행했다.
 
반면 현대중공업, 포스코, 롯데 등 11개 그룹은 투자가 줄었다. 업종별로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 철강, 정유 관련 그룹들이 대거 포함됐다.
 
포스코는 투자를 지난해 상반기 대비 3124억원(22.8%)이나 줄여 30대 그룹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롯데는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 ‘빅3’ 중에 유일하게 투자를 줄였다. 규모는 3113억원(21.0%) 수준이다. 한진(2511억원), S-Oil(1307억원), KT(1095억원) 등도 1000억원 이상 투자를 줄였다.
 
지난해부터 고강도 구조조정을 이어온 대우조선해양(657억원), 현대중공업(562억원) 등 조선분야 그룹도 투자가 축소됐고 GS(410억원), 대림(356억원), 현대(233억원), 동국제강(154억원)의 투자도 뒷걸음질쳤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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