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의 2조원대 부실은폐 의혹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특히 조선주와 은행주가 대우조선 사태의 주가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선주와 은행주는 지난 14일 대우조선의 잠재 손실규모가 2조~3조원대 규모로 추산된다는 소식이 시장에 알려진 후 연이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1만2500원이었던 대우조선 주가는 나흘만에 7980원(-36.16%)까지 하락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조선에 대해 정확한 기업가치 분석 자체가 어려워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잠정 보류로 변경했다.
삼성중공업도 같은 기간 1만7400원에서 1만4500원(-16.67%), 현대중공업은 15만원에서 10만4000원(-30.67%)으로 하락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우려가 조선 업종의 전반적인 불확실성 확대로 이어졌다”면서도 “삼성중공업이나 현대중공업 등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그동안의 부실을 반영한 실적을 발표를 했다. 부실을 숨기다가 2분기 조 단위 적자가 예상되는 대우조선과는 다른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도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반영해 대우조선 악재에도 상대적으로 편안한 입장”이라면서 “올해 수주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돼 최근 주가하락은 과도한 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주도 대우조선 이슈 영향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14일에서 17일 사이 하나금융은 3만850원에서 2만7750원(-10.05%), KB금융 3만6550원에서 3만4700원(-5.07%), 신한금융 4만850원에서 3만9400원(-3.55%), 우리은행 9450원에서 8980원(-4.98%)으로 떨어졌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대우조선에 대한 위험 노출액이 수천억원 이상의 큰 규모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위험 노출액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합해 1조원, KB국민은행 9570억원, 우리은행 6600억원, 신한은행 4270억원으로 각각 추청하고 있다.
은행주의 향후 전망은 대우조선이 워크아웃(기업개선 작업)에 들어가느냐 여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채권단 자율협약과 워크아웃은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자율협약에 돌입하게 되면 최소 적립률은 7%다. 반면에 워크아웃일 경우 가장 낮은 경우라 하더라도 부담률은 최소 20% 이상이다. 그만큼 각 은행의 부실 규모가 커지게 된다.
이에 대해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업계 특성을 감안한다면 대우조선의 워크아웃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성동조선해양 등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는 과정에 있는 조선사들도 현재 채권단 자율협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시중은행의 손실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주가하락은 지나친 수준이며, 은행주는 현재 저평가된 상태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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