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크게 둔화할 것이란 전망을 깨고 7.0% 성장률을 유지했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문가들이 전망한 6.8~6.9%를 웃돌면서 직전 분기 기록이자 6년래 최저치인 7.0%를 유지했다. 중국 정부가 내세운 7.0% 전망치에 부합한 결과이기도 하다.
직전분기와 비교했을 때는 1.7% 증가했다. 직전 1분기의 1.3% 증가보다 개선됐으며 사전 전망치인 1.7% 증가에 부합했다.
함께 발표된 6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사전 전망치인 6.0%와 직전월의 6.1%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6월 소매판매는 10.6% 증가해 예상치인 10.2%와 직전월의 10.1%를 모두 웃돌았으며 상반기 고정자산투자는 예상치 11.2%를 상회한 11.4% 증가를 기록했다.
◇경기 부양 효과 반영된 결과
중국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1년 9% 후반 대부터 꾸준히 둔화됐다. 생산·소비·투자 등 전분야에 걸친 부진으로 2분기 역시 6% 성장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선방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지표 호조의 배경으로 정부의 정책 효과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중국 정부는 경착륙을 막기 위한 각종 부양책을 발표했다. 최근 두 달 동안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에 인하했으며 증권금융공사 자본금을 1000억위안 확대하고 2번의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역환매조건부채권(역PR)을 입찰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성라이윈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2분기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됐다”며 “정부의 구조조정과 개혁 정책 효과가 조금씩 반영되면서 경제가 안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톰 래퍼티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젼스유닛(EIU) 이코노미스트는 “7.0% 성장률은 예상을 강하게 웃돈 결과”라며 “2분기 동안 정부 지원책으로 금융 서비스업이 활발했으며 무역 흑자가 호조를 기록한 것이 성장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통계 불신에 실질 성장률 5% 지적도
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전망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부동산 시장과 생산, 투자 등 전분야에 걸쳐 회복 신호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소비 지표는 개선됐지만 무역과 투자는 여전히 부진하다.
상반기 무역은 전년 동기 보다 6.9% 감소했으며 상반기(1~6월) 고정자산 투자는 예상보단 좋았지만 1~5월 증가율인 11.4%에서 제자리 걸음을 이어갔다. 상반기 부동산 개발 투자는 4.6% 증가에 그쳐 1~5월 증가폭인 5.1%보다 둔화됐다.
쉬 가오 에버브라이트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생산 설비 이용률과 가동률이 부진했다”며 “경제가 회복 혹은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논란의 대상이었던 중국 정부의 통계 신뢰도도 지적됐다.
CNBC에 따르면 경제비평가들은 2분기 GDP가 부동산, 생산 지표 등의 부진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수치 조작 가능성을 언급했다.
씨티그룹은 정부의 통계 투명성 등을 꼬집으며 2분기 실질 경제 성장률은 5%대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중국 국가 통계국은 “2분기 지표는 부풀림 없이 정확한 결과를 반영했다”며 우려를 일축하기도 했다.
◇연간 목표 7.0% 유지 가능한가
지표 발표 후에도 경제 펀더멘탈에 대한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 침체, 대내외 수요 부진 등 고질적인 문제로 하반기 7.0% 증가를 유지할 지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국가통계국은 “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어 중국 경제 자체의 회복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에반스 프리차트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와 무역 등 구조적인 침체를 겪고 있다”며 “중국 경제는 수 년에 걸쳐 점진적인 둔화 궤도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증시 급락이 GDP 서비스 부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부양 효과가 반영되고 있어 하반기에는 개선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추가 부양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인민은행은 2분기 정례회의에서 “중국 경제의 복잡한 상황이 과소평가돼서는 안된다”며 “완만한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책 도구를 다양하게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쉬 가오 에버브라이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회복 신호가 다소 부족했으나 하반기에는 부양 정책에 따라 성장률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 정책 흐름에 이목이 더욱 집중될 전망이다.
줄리안 에반스 프리차트 캐피탈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투자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실물 경제에 투입될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강 리우 ANZ 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지표는 예상보다 좋았지만 현재 투자 촉진이 필요해 적극적인 선대응 조치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중국 광시성 자치구 리푸의 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생산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뉴시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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