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좋았던 시절로 되돌아갔다. 올해 건설수주액은 2007년 이후 가장 많은 120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수주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주택시장 회복세가 본격화되며 민간수주가 급증했다.
8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국내 건설수주는 지난해 대비 11.2% 증가한 119조5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고점인 2007년 127조9000억원 이후 최고액이다.
공공공사 수주가 41조100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0% 증가에 그칠 전망이지만, 민간 수주가 17.5% 늘어난 78조4000억원을 기록해 국내 건설수주 회복세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수주의 회복세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민간 주택수주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건설수주 증가에 따라 건설투자 역시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94조4000억원이 투자됐으며, 하반기에는 이보다 많은 109조9000억원이 투자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해 회복세를 타기 시작한 건설경기는 올해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나 비교적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선행지표인 건설수주 회복세가 하반기 이후 둔화되고, 현재 민간 주택수주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홍일 건산연 연구위원은 "이미 신규주택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 시작했고, 거시경제 흐름에 불확실성 요인들이 많은 것 역시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한 현재 건설경기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또한 2016년 정부 SOC 예산이 감소할 예정으로 국내 건설경기 위축을 우려했다. 국가 재정운용계획상의 정부 SOC 예산 계획에 따르면 올해 24조8000억원에 달했던 예산은 내년 22조4000억원으로 감소하고, 2017년 20조7000억원, 2018년 19.1%로 연평균 5.2%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에서는 2008년 이후 6년 동안 지속된 침체기를 끝낸 주택시장이 최근의 회복세를 장기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건산연은 국내 건설경기 재침체를 막기 위해 공공 건설투자 활성화 등 확장적 재정정책 유지, 주택·부동산시장 활성화 기조 유지,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 신속 추진 등이 필요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건설업계 측면에서는 건설경기 회복국면이 짧을 것에 대비해 신속한 사업 추진과 향후 미입주 물량 관리 등 리스크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2020년을 전후해 본격화될 건설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사업 및 경영체질 개선 전략을 수립하고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건설수주가 8년 만에 120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SOC사업 축소 등으로 단기 회복에 그칠 것으로 우려된다. 사진/뉴스토마토DB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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