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이 계절을 잊었다. 무더위와 휴가철로 부동산시장에서는 쉬어가는 계절이었던 여름이 봄 성수기보다 더 분주한 분위기다. 전세와 분양시장에서는 여름보다 뜨거운 경쟁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성수기와 비성수기와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6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6월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0.6% 상승했다. 수도권이 0.8% 올랐으며, 지방5대 광역시는 0.5% 상승했다. 수도권은 지난 2001년 이후 월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2001년의 경우 외환위기 후 폭락했던 전셋값이 회복하며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체감 상승률은 현재가 더욱 크다.
최근 전세시장은 비수기 하락세 없이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세값은 2009년 2월 이후 77개월 연속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역대 최장기 상승세다. 전셋값 장기 고공행진으로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은 6월 말 기준 70.9%로 70%를 돌파했다. 역대 최고치다. 서울 역시 69.6%로 70%를 눈앞에 두고 있다.
경기 의왕시 내손e편한세상 전용 59㎡ 전셋값은 3억6000만원~3억8000만원 선으로, 급매물가인 3억9000만원과 1000만원 정도 밖에 차이가 안난다. 서울 성북구 삼성아파트 전용 59㎡의 전셋값은 3억1000만원이며, 매매가는 3억5000만원이다.
하반기 강남 개포주공3단지 1160가구, 개포시영 1970가구, 송파거여 3547가구 등이 이주를 계획하고 있어 여름 전셋집 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찬 유플러스리얼티 대표는 "7월은 휴가와 무더위로 전세비수기로 생각되지만 변화가 시작된지 꽤 됐다"며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셋집을 선점하기 위한 수요가 움직이며 경쟁이 치열하다. 강남 재건축 이주 여파로 올해는 더욱 힘든 계절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부천3차 아이파크 모델하우스 현장. 더운 날씨에도 주말동안 1만3000여명이 현장을 찾았다. 이같은 여세를 몰아 7월은 6월보다 많은 분양이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포애드원
전세난에 분양열풍이 더해져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새집을 찾기 위한 인파가 모델하우스로 몰리고 있다. 지난 주말 문을 연 모델하우스에는 정보를 얻기 위한 내방객이 몰리며 대성황을 이뤘다.
지난 3일 개장한 경기 화성송산신도시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에는 첫날 4500명이 방문한데 이어 주말동안 1만5000명이 다녀갔을 것으로 추산된다. 용인동천 더샵 파크사이드 역시 2만여명이 방문했으며, 부천3차 아이파크에도 1만3000여명이 몰린 것으로 파악된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는 3만2408가구가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2만9442가구보다 10.0% 증가한 물량이다. 무더위와 휴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7월 분양이 전월보다 많은 것은 이례적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메르스로 인해 분양이 밀린 원인도 있지만 주택시장 회복과 전세난으로 분양수요층이 두터워지며 여름 분양대기물이 늘었다"면서 "전세난이 연중 계속되며 비수기와 성수기의 경계선도 흐려지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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