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붕괴' 희망사항 버리고 '평화체제 구축' 나서야"
임혁백 고려대 교수 진단…"외부 개입은 내부 결속만 강화"
2015-06-21 10:40:18 2015-06-21 11:36:58
북한 김정은 체제가 붕괴해 남측에 흡수통일 될 것이라는 소위 ‘북한 붕괴론’은 희망사항에 불과하며, 6자회담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8일 평화재단 평화연구원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광복 70주년 한반도 평화공동체 건설을 위한 실천전략의 모색’ 심포지엄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임 교수는 북한이 1990년대 사회주의 국가들의 연쇄적인 붕괴, 미국과의 핵 갈등, 식량위기와 주민 대량 아사, 중동에서 불어온 민주화 혁명에도 체제를 유지하고 김정은 3대 세습에 성공하는 등 체제 생존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며 북한 붕괴론은 허구라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소위 ‘가산주의’ 독재체제가 북한에 제도화되었기 때문에 체제 생존능력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가산주의는 국가가 군주의 세습 재산처럼 취급되고 군주는 측근을 중심으로 정당과 파벌을 운영하면서 충성의 대가로 그들의 복지를 책임져 권력을 유지하는 체제를 뜻한다.
 
북한의 경우 노동당을 기점으로 정치엘리트들이 이익을 배분하면서 체제 지속성을 키우고 있다. 북한 군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정치’ 과정을 거치며 ‘김씨 일가의 사병’이 됐다. 여기에 47년간 장기 집권한 김일성 주석에 대한 주민들의 숭배 역시 체제 공고화에 기여했다.
 
임 교수는 “외부세력에 의한 강제적 체제 변화 시도는 오히려 북한의 내부 결속을 강화했다”면서 “북한 독재체제가 예외적인 생존능력을 보이고 있어 급작스런 자체 붕괴는 매우 먼 이야기”라고 진단했다.
 
임 교수는 “결국 남·북한 재통일 전략은 평화적이고 협상을 통한 해결인 동시에 연착륙과 점진적 화해를 통한 재통일이어야 한다”면서도 “남·북한은 재통일보다는 우선 평화체제 구축을 협상의 최우선 과제로 올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 교수는 6자회담을 통한 한반도평화체제 구축 필요성을 제시했다. 특히 6자회담에서 북한 핵시설의 폐쇄와 북미관계 정상화 등을 합의했던 2007년 ‘2·13 합의’를 좋은 사례로 거론했다.
 
임 교수는 “북핵 문제는 근본적으로 북·미 양자 간의 문제”라며 “미국이 북한과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내고 한국, 일본, 러시아, 중국은 6자회담을 통해 이를 보장하고 정치적·금융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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