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빅뱅 탑, 2PM 택연, 김수현. (사진제공=KBS, tvN)
여성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수많은 미남 연예인들이 TV 속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잘생기고 멋있기만 한 스타가 대중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것은 옛말이 됐다. 이제 어리바리하고 허점 많은 '빙구' 캐릭터가 사랑을 받는 시대다.
빅뱅의 탑은 무대 위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중저음의 랩을 선보여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팬들 사이에서 탑은 '빙구탑'으로 통한다. 콘서트 중 막춤을 선보이고,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런 탑의 '빙구 본능'은 지난달 방송된 KBS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에서 잘 발휘됐다. 탑은 개그맨 박명수와 코믹한 커플 댄스를 선보이고, 숨겨뒀던 입담을 뽐내며 끼를 발산했다.
탑의 활약 속에 소속 그룹 빅뱅은 두 달째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달 1일 발표한 신곡 '루저(LOSER)'와 '배배(BAE BAE)', 지난 2일 발표한 '뱅뱅뱅(BANG BANG BANG)'과 '위 라이크 투 파티(WE LIKE 2 PARTY)'가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을 점령했다.
2PM의 택연도 '빙구' 캐릭터로 사랑을 받고 있는 미남 스타다. 탑과 마찬가지로 무대 위에서 카리스마 있는 랩을 선보이곤 했던 택연은 tvN '삼시세끼'에서 엉뚱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옥빙구'라는 별명을 얻은 택연은 순박한 동네 청년과 같은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
그런 가운데 '삼시세끼'는 시청률 고공 행진을 펼치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된 '삼시세끼'는 케이블, 위성, IPTV 통합가구 기준(닐슨코리아) 평균 9.1%, 최고 13.4%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케이블과 종편을 통틀어 5주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한류스타 김수현 역시 '빙구' 캐릭터로 인기몰이 중이다. 김수현은 KBS 금토드라마 '프로듀사'에서 어리바리한 신입 PD 백승찬 역을 연기하고 있다. 전작인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연기했던 순정파 외계인 도민준과는 180도 다른 매력의 캐릭터다.
지난달 15일 첫 전파를 탄 '프로듀사'는 졸작이라는 비난의 목소리와 과도한 PPL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상승세를 타며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는 연기 변신에 나선 김수현이 한 몫을 톡톡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성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빙구' 캐릭터는 방송가에서 이미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한 지상파 방송의 여성 PD는 "시청자들이 스타들에게 좀 더 자연스럽고 친숙한 모습을 원하는 것이 요즘 트렌드"라며 "'빙구' 캐릭터를 통해 대중들이 스타들을 더 가깝게 느끼는 것 같다. 항상 갖춰져 있는 모습만 보여줬던 스타의 의외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반전의 묘미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여성들은 잘생겼지만 허점이 있어 보이는 남자를 보면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냐"며 "'빙구' 캐릭터가 그런 여성팬들의 모성애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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