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명당에 대한 관심은 식지 않고 있다. 이는 현재 분양시장에서 학군이나 교통 여건 등이 우수한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광교신도시에 공급된 '힐스테이트 광교'의 경우 광교산과 원천저수지를 품어 대표적 명당으로 꼽히는 '배산임수'형을 비롯해 물을 얻는 '금계포란형'형 등 풍수지리적으로도 우수한 입지를 갖춘 까닭에 인기를 끌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풍수지리 마케팅은 초고가 주택의 주 소비층인 VVIP고객들을 대상으로 진행돼 왔지만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일반 아파트에도 입지, 평면설계, 브랜드, 품질 이외에 풍수지리를 내세운 단지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타고 신규분양 단지들도 명당 마케팅에 가세하고 있다.
한국토지신탁(034830)은 전라북도 정읍시 시기동 452 일원에 '정읍 코아루 천년가'를 분양 중이다. 단지는 내장산에서 발원하는 정읍천의 맑은 물이 단지의 뒤쪽을 감싸며 흐르고 단지 좌측 애산(294m)의 정기가 쌓이며, 단지 우측의 초산(200m)과 어우러져 정읍천 물줄기를 거스르는 잉어의 지형을 가지고 있다. 물고기가 변해 용이 된다는 어변성룡(漁變成龍)의 지형으로 아주 곤궁하던 사람도 후에 부귀하게 되는 입지라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지하 2층~지상 15층, 8개동에 전용면적 74~84㎡ 437가구 규모이며, 10년 이상 노후 아파트가 많은 정읍시 실수요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정읍 코아루 천년가 조감도.
역사적 사실을 홍보에 이용하기도 한다. 서울 북아현뉴타운 1-3구역에 분양 중인 'e편한세상 신촌'은 아파트 단지 뒷편의 안산(무악산)과 그 일대가 조선 초기 풍수지리의 대가였던 하륜이 도읍으로 삼으려 했을 정도의 '길지'임을 내세우고 있다.
평균 경쟁률 2대1로 청약을 마감한 경기도 광주 '힐스테이트 태전'은 연화부수형(年華浮水形) 지형을 자랑한다. 연화부수형은 연꽃이 물 위에 떠있는 것 같은 형상을 닮았다는 것. 자손이 모두 번성하고 장수를 누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산과 물이 조화를 이루고, 명당을 보호하는 지형과 지세를 갖춰 조선 성종의 태(胎)를 보관했다고 할 정도다.
현재 잔여 세대를 공급 중인 서울 노원구 월계동 '꿈의 숲 SK뷰'도 단지 바로 뒤편에는 영축산 근린공원이 위치하고, 단지 앞으로는 우이천이 펼쳐진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 아파트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방서후 기자 zooc60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