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편한**, 롯*캔슬, 아이F**K, 에스** 븅, 뿌러지오. 무슨 단어들인지 아시는지요.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아시는 분이라면 부동산에 상당한 관심과 함께 불만도 있으신 분일거라 생각합니다. 이들은 국내 유명 아파트 브랜드의 별명입니다.
당연히 긍정적으로 보이진 않죠? 얼마나 큰 불만이 투영된 별명들인지 감이 오시는지요. 선분양제에서 절대 약자일 수 밖에 없던 호갱님, 즉 청약자들의 소심한 복수입니다.
주택공급이 탄력적이지 않고, 아파트가 아닌 빈땅을 보고 계약해야 하는 이상한 국내 아파트분양시장의 환경 탓에 무수한 호갱님들이 생깁니다.
보통 집값이 오를땐 내가 사는 브랜드에 불만을 품지 않죠. 심지어 중요한 하자가 발생해도 대수롭지 않게 넘길 정도로 호인이 되고, 현명한 투자자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집값이 떨어질때는 사소한 것도 문제가 됩니다. 하자신고가 많아지고, 고분양가 불만이 터져나옵니다. 이 때 본인들 호갱이었다고 자책하고요.
그렇다면 최근 수도권에 청약광풍과 그에 따른 분양가 인상은 향후 어떤 결과를 몰고 올까. 청약자가 늘어나고 높은 청약률을 보이는 분위기를 틈타 건설사들은 일제히 분양가를 끌어 올리고 있습니다. 땅은 같은 값이 었는데 분양가는 더 비싼 경우도 있습니다.
서울 금천구의 한 택지에서 A건설사는 3차례의 분양을 했는데요. 수도권 분양침체기에 분양된 1, 2차보다 건설단가를 20%나 올려 최근 분양하기도 했고, 침체기에서 최근 호황까지 B건설사는 동탄2신도시에서 6차례의 분양을 했는데 분양성공 때마다 분양가를 올려 공급했습니다. 그럼에도 아주 우수한 청약성적을 거뒀죠.
최근 경기 광주시의 택지지구 분양을 앞두고 부동산 참여자들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이곳에서 당장 다음주 분양을 준비하는 두 건설사가 3.3㎡당 분양가를 1200만원으로 책정했기 때문인데요. 광주에서 이 가격이 가능키나 하냐는 논란이 거셉니다. 향후 고분양가의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의견과 투자할 만한 미래가치가 있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다소 떨어지는 입지와 높은 분양가로 미분양을 예상하고 있지만, 모델하우스 현장에는 방문객이 몰리고 있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계시겠지만 분양시장에서 소비자는 계약 전까지만 고객입니다. 계약 전 가족같은 건설사 직원들은 계약 후 얼굴을 싹 바꿉니다. 몇백원짜리 볼펜, 수천만원짜리 자동차 고객들과는 보유심리자체가 다릅니다. 전 재산도 모자라 상당액을 은행에서 빌릴 수 밖에 없었던, 수억원짜리 공산품을 산 사람들이죠. 판매자는 소비자의 결정을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분양가 상승시대, 더욱 치밀한 소비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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