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희가 MBC '무한도전'의 새 멤버로 합류했다. (사진제공=MBC)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라". MBC '무한도전'이 만만치 않은 도전에 나섰다.
지난 9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선 새 멤버 광희가 팀에 합류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지난 달 뜨거운 화제 속에 진행됐던 '식스맨' 프로젝트를 통해 '무한도전'의 여섯 번째 멤버로 선발된 광희는 이날 처음 '무한도전'의 정식 멤버로 얼굴을 비췄다.
광희는 빨래집게 얼굴에 달기, '깔창 따귀' 맞기, 쫄쫄이 의상 입기 등 '무한도전'을 대표하는 미션들을 수행했다. '무한도전'에 새로 합류한 멤버 광희의 빠른 적응을 돕기 위한 단기 속성 코스였다.
이에 앞서 광희는 '독이 든 성배'를 들게 된 값을 톡톡히 치렀다. '식스맨'으로 발탁된 직후 거센 비난 여론에 시달렸다. 광희의 합류를 반대하는 서명 운동까지 진행됐다. 이제 막 '무한도전'의 새 멤버로 첫 발을 내딛게 된 광희로선 가혹한 상황들이 이어졌다.
첫 방송 후에도 광희를 향한 비난 여론이 말끔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무한도전'의 시청자 게시판엔 광희의 합류를 반대하는 일부 의견들이 여전히 눈에 띈다. 광희가 이날 방송을 통해 자신을 향한 시청자들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완전히 바꾸지는 못한 듯하다.
하지만 가능성 만큼은 충분히 보여줬다. 방송 전과 비교하면 '식스맨' 광희를 향한 여론은 호의적인 편이다. 비교적 성공적인 신고식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광희 혼자만의 작품은 아니었다. 광희와 기존 멤버들, 그리고 '무한도전'의 연출을 맡고 있는 김태호 PD의 합작품이었다. '무한도전' 팀은 진한 가족애를 발휘해 광희의 적응을 도왔다.
광희는 첫 방송에서 제작진과 멤버들이 준비한 몰래카메라에 제대로 당했다. 자신의 프로그램 합류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목격한 광희는 그대로 얼어붙었고, 당황하는 그의 모습이 그대로 카메라에 담겼다. 불편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던 광희는 "우리 막내 광희야 환영해"라는 멤버들의 환영 인사를 받은 뒤에야 몰래카메라라는 것을 알아채고 활짝 웃음을 지었다. 짓궂으면서도 유쾌한 '무한도전'다운 새 식구맞이였다.
이후엔 팀의 막내를 위한 멤버들의 지원 사격이 이어졌다. 박명수는 광희가 앉으려던 의자를 빼 엉덩방아를 찧게 만드는 상황을 연출해 광희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줄 기회를 줬다. 유재석은 얼굴에 스타킹을 뒤집어쓴 채 망가져 얼굴에 스타킹을 쓰는 것이 익숙지 않은 광희에게 용기를 줬다. '국민 MC' 유재석이 방송에서 얼굴에 스타킹을 쓰는 것은 최근엔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다. 광희가 최근 거센 비난 여론에 시달린 가운데 마음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는 멤버들의 배려였다.
오랜 시간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멤버들은 끈끈한 동료애를 과시하곤 한다. 하지만 올해로 방송 10년째를 맞은 '무한도전'의 가족애는 또 다르다는 것이 예능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무한도전'에 게스트로 출연했던 한 연예인의 매니저는 "예능은 한 마디로 전쟁터다. 겉으로는 웃고, 서로 도와주는 듯하지만 결국은 서로 각자가 돋보이려고 하는 곳이다. 반면 '무한도전'의 멤버들과 제작진 사이엔 특유의 가족적인 분위기가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최고 인기 프로그램으로 사랑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