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주’로 불리는 아모레퍼시픽이 액면분할 후 증시에 복귀한 첫날 거래대금 1위를 기록한 가운데 향후 주가 흐름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난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액면분할 후 기준가인 38만8500원보다 1만2000원(3.09%) 내린 37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모레퍼시픽은 주당 액면가를 기존 5000원에서 10분의 1인 500원으로 분할해 재상장했다. 액면분할 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1일 종가는 388만4000원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시초가는 38만6000원에 형성됐다. 약세로 출발한 주가는 오전 장중 한때 39만1500원까지 오르면서 반등을 시도했지만, 투자자들의 손바뀜이 잦아지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이날 아모레퍼시픽의 거래량은 110만주에 달했다. 재상장 첫날 거래량은 액면 분할 전인 지난달 21일 4만9000여주와 비교할 때 액면 분할 후 20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거래대금은 4202억원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2545억원)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함께 액면 분할한 아모레G도 액면분할 후 기준가 16만3000원보다 9000원(5.52%) 내린 15만4000원에 마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아모레퍼시픽이 재상장 첫날 주가가 약세를 보인 것과 관련해 액면분할로 거래가 정지된 동안 코스피가 공교롭게 조정 국면에 들어간 영향이 크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달 21일 코스피는 2144.79에 마쳤지만, 아모레퍼시픽이 거래를 재개한 이날 코스피는 2090.19로 시작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아모레퍼시픽의 액면분할 이후 LG생활건강 등 동종 화장품 업종의 주가가 10% 정도 빠진 점을 고려하면 그 영향을 아모레퍼시픽도 초반에 받아 2∼3% 정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액면분할이 아모레퍼시픽의 상승세에 탄력을 더해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펀더멘털(기초여건)이 견고해 액면분할 후에도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은 초고가 주식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완화해 주기 때문에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함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중국 화장품 시장은 이제야 고도 성장기에 진입하고 있다”며 “수십 년의 고성장을 이어갈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소비자의 수요 흡수에 가장 적합한 기업”이라고 분석했다.
한국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 후 유통주식수 증가와 신규 투자층 유입으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기업의 펀더멘털”이라며 “아모레퍼시픽은 중국발 수요와 중국인 인바운드에 의한 면세 채널 성장 지속으로 향후 3년간 영업이익 성장률이 26%를 기록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물론 우려의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변경 상장 후 아모레퍼시픽의 추격 매수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아모레퍼시픽 액면분할 후 실제 거래 유발 효과 등을 살펴보면서 지속적으로 초고가 주식들의 액면분할을 유도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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