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줄 모르고 오르기만 하던 수도권 전셋값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봄 이사철 수요가 마무리되면서 4월 들어 거래량이 줄고, 가격 상승세도 잠시 멈춰섰다. 일부 단지들은 오히려 가격이 하락했다.
다만 강남권 재건축 이주수요 등이 계속 이어지면서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23일 현재 4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7061건으로 하루 평균 307건이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달 하루에 363건 꼴로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5% 넘게 거래가 줄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이달 최종 거래량은 9210건 정도로 예상된다. 이는 서울시가 전세 거래량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11년 이후 4월 거래량으로는 가장 적은 것이다.
지난 2011년에는 1만1336건, 2012년 1만1298건, 2013년 1만1217건, 2014년 1만910건 등 매년 1만건 이상이 거래됐었다.
또 올해 들어서도 거래량이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지난 1월 1만336건에서 2월 1만3263건으로 크게 늘었고, 지난달에는 1만2496건이 거래됐다.
거래가 줄면서 가격 상승세도 잠시 멈춘 모습이다. 노원구 상계동 벽산 전용면적 43.35㎡는 지난 1월 1억3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지만 2월에는 1억1000만원, 3월에는 1억2000만원으로 매달 1000만원 가까이 전셋값이 올랐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1억1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오히려 1000만원 하락했다.
또 광진구 광장동 광장현대파크빌10차 59.76㎡ 전셋값은 1월 4억1000만원에서 2월 4억2000만원으로 올랐지만 이달에는 4억원에 신고돼 2000만원이 떨어졌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리센츠 84.99㎡ 역시 지난달에는 최고 7억5000만원까지 오른 가격이었지만 이달 신고된 4건의 전세거래 가운데 최고가는 2000만원 낮은 7억3000만원 수준이다.
광진구 광장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 달 까지만 하더라도 물건은 없고, 찾는 사람이 많아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올랐다"며 "지금은 전세물건이 여전히 부족한 것은 맞지만 전세 대기수요가 어느 정도 소진되면서 가격이 다소 안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뿐 아니라 경기나 인천도 전셋값 상승세가 한 풀 꺾인 모습이다. 부동산114 집계를 보면 3월 주간 단위로 0.21%까지 오르던 경기·인천 전셋값은 이달 들어 0.14%로 낮아지더니 지난주에는 0.1%로 낮아졌다.
특히, 수도권 신도시는 3월 0.15%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역시 이달 들어 0.09%로 상승폭이 줄더니 지난 주에는 0.02%까지 상승폭이 줄었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강촌마을 동아 전용 85㎡는 지난 달 3억원 선에서 전세 거래가 이뤄졌지만 이달에는 2억7000만원에도 계약이 체결됐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전세시장이 봄 이사철이 끝나면서 비수기로 진입한데다 매매전환 수요가 많아졌고, 또 오를 만큼 올랐기 때문에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동탄 등 입주물량 늘어나는 지역의 국지적 약세는 있겠지만 강남 재건축 이주 수요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전셋값 상승률 자체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blind28@etomato.com)
◇2011년 이후 4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단위=건, 자료=서울부동산정보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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