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30일 오전 지하철 9호선 종합운동장역. 지하철 9호선 역으로 시민들이 바쁘게 걸어갔다. 그 중에는 숨을 헐떡이며 뛰어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7시24분 출발하는 급행 열차에 타기 위해서다.
빨리 도착한 시민들은 지하철 자리에 앉았다. 차량 한 칸에 10명 내외의 승객들은 자리가 없어 서서 타야했다.
혼잡한 것으로 악명이 높은 9호선 급행이지만 출발지인 종합운동장역과 2단계 개통 구간인 선정릉역까지는 한산했다. 그러나 10분쯤 뒤 신논현역부터 승객들이 물밀듯이 전철 객실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고속터미널역부터는 팔을 움직이기도 힘들 지경이 됐다. 말 그대로 콩나물 시루였다. 다음 역인 동작역에서는 역무원이 승객들에게 더 들어가 달라고 요청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승객들에게 가려 밖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역무원이 보이지는 않았다. 안전 통제가 제대로 될지 걱정될 정도였다.
혼잡도가 심해지면서 서 있는 승객들 사이에서 한숨과 신음이 새어나왔다. 욕설도 간혹 들렸다.
반면 힘든 상황에서도 서로 장난을 치는 승객들도 보였다. 한 남자 승객은 몸도 돌리지 못하는 친구에게 ‘뽀뽀’를 시도했다. 피해자 친구는 고개만 돌리며 필사적으로 입술을 피했다.
급행 열차가 여의도역에 도착하자 승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여의도역에서는 완행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의 긴 줄이 보였다. 국회의사당역으로 가는 시민들이다.
여의도 역을 지나자 김포공항까지 열차 안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한산했다.
출근 시간 9호선 하행방향은 고속버스터미널역에서 여의도역까지 가장 혼잡했다. 사람들에게 밀려서 숨쉬기도 힘들어 보였다.
혼잡때문에 승하차 시간이 지체되면서 '급행열차'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고속터미널역·동작역 등에서 앞차가 출발하지 못해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일부 구간에서는 서행을 했다. 이 때문에 종합운동장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 도착하는데 40분 이상이 걸렸다.
하행 방향 혼잡이 심하지만 서울시의 9호선 혼잡대책은 상행선인 가양역~여의도역 노선에 집중돼 있다. 가양, 증미, 등촌, 염창, 신목동, 선유도 등 정거장이 빼곡한 데다가 탑승인원이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서울시는 가양역에서 여의도역까지 무료로 갈 수 있는 8663번 급행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강남까지 가는 급행버스 운영도 강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대안으로 내세운 무료 급행 버스 역시 환승객은 돈을 내야 하는 등 절차가 통일되지 않고 버스 기사들도 관련내용을 숙지하지 못하고 있어 혼란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출근 시간 9호선 하행 방향 이용 시민들은 당분간 혼잡함과 서울시의 무관심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됐다.
◇30일 지하철 9호선 승강장에 긴 줄이 서 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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