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대내외적으로 기준금리 인하 압박이 어느때보다 높지만 사흘 뒤 있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은 동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다가오고 가계부채 악화 부담으로 당장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수정 경제 전망이 발표되는 다음달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가 적당한 시점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17일 예정된 금통위에서 이달 기준금리가 5개월 연속 연 2.0%로 동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주변국들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어지고 있고 최경환 부총리 등이 "디플레이션이 우려된다"며 금리인하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기존의 스탠스를 바꾸기에는 여전히 확인해야 할 요인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다가온다는 점과 가계부채 악화 부담이 큰 걸림돌이다.
또 지난달 금통위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가 결정된 만큼 이번 달에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제시해 시그널을 보인 후 4월에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수정 경제 전망이 발표되는 4월에 크게 부진해진 지난 1분기 경기 여건을 언급하며 인하를 하는 것이 실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되나 4월 수정 경제전망에 따라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종 정책 판단은 다음 달로 유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현구 토러스증권 연구원도 "기준금리 인하 여지는 커졌으나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현재 당국의 태도는 미국 금리인상 전망으로 인해 펀더멘탈이 취약한 신흥국통화가치 하락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언제든지 금리인하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전 준비 단계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분석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3월초까지 정책당국이 취해온 보수적인 입장을 고려할 때 4월 인하가 유력하다"며 "당장은 소수의견 개진 정도에서 시장 기대심리를 통제하며 4월 한은 경제수정전망과 함께 금리인하에 나서는 것이 보다 덜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와 정치권에서 기준금리 인하 압력을 높이고 있는 만큼 당장 이번 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도 보이고 있다.
박상규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변국들이 앞다퉈 통화정책을 완화하고 있고, 최근 정부에서도 디플레에 우려를 표명하며 기준금리 인하 압력을 높이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 압력이 대내외적으로 높은 상황인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1.75%로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을 제외하고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경기 및 물가지표를 감안할 때 더 이상 금통위가 대세를 거스르는 선택을 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리인하의 걸림돌로 가계부채 증가가 거론되고 있으나 안심전환대출 등이 본격 시행될 예정이라 가계부채의 구조 개선을 위해서라도 금리인하 명분은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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