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지난달 열린 호주 아시안컵에서 차두리(35·FC서울)는 '폭풍 질주'라는 찬사를 받았다.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마지막 대회라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뛰었다. 하지만 결과는 호주에 이어 아쉬운 준우승이었다.
그러나 아시아 정상을 향한 차두리의 도전은 다시 시작이다.
FC서울은 25일 저녁 광저우헝다를 상대로 2015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H조 1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차두리는 이 경기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광저우 역시 차두리의 눈앞에서 우승컵을 가져간 팀이다. 2013년 ACL 결승에서 서울은 광저우를 만나 1차전(2-2)과 2차전(1-1) 모두 비겨 최종 3-3을 기록했다. 하지만 원정에서 넣은 골을 우선으로 쳐주는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우승은 광저우가 차지했다.
당시 결승전 직후 차두리는 눈물을 보였다. 그는 "이렇게 큰 대회에서 열심히 뛰었는데 끝이라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며 아쉬워했다.
차두리의 눈물에는 ACL을 향한 간절함이 녹아 있었다. 실제 그는 2013년 독일에서 국내 복귀를 결정하면서 ACL에 나가 우승하는 것을 큰 조건으로 삼았다. 아버지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이 수원삼성을 맡았던 경력이 있어 차두리가 수원행을 택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축구계에 돌았다. 그러나 그의 선택은 ACL에 꾸준히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 서울이었다. 그랬기에 ACL 우승을 놓친 차두리의 슬픔은 더 컸다.
차두리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그런 만큼 ACL 우승에 대한 열망이 더욱 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ACL 본선 조 편성이 서울에게 유리한 것은 아니다. 서울이 속해있는 H조는 '죽음의 조'로 불린다. 광저우 외에도 지난해 ACL 우승팀인 웨스턴시드니(호주)와 전통의 강호 가시마앤틀러스(일본)가 버티고 있다. 이 틈바구니에서 서울은 최소 2위를 차지해야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지난 20일 차두리는 독일 언론 '키커'와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나는 ACL과 컵 대회를 포함해 48경기를 소화했다. 2년 만에 대표팀에 선발돼 아시안컵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며 대표팀과 ACL에 높은 가치를 뒀다.
지난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CL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차두리는 "마지막 시즌에도 좋은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마무리가 좋아야 사람들의 기억에 좋게 남는다"면서 "올 시즌에도 감독님과 동료들에게 필요한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선수 생활 끝자락에서 모든 열정을 쏟아 붓기로 한 차두리가 ACL에서도 '폭풍 질주'를 이어갈지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FC서울의 차두리. (사진=FC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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