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올해 은행권의 배당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은행사의 순익이 증가해 배당 여력이 커진 데다 정부가 기업들의 배당확대를 독려한데 따른 것이다. 다만 은행들의 건정성이 악화되고 국부유출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9일 주요 금융사의 배당성향을 살펴보면 지난해 신한금융 16.2%, KB금융 15.1%, 하나금융 14.5%, 기업은행 20.4% 등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배당을 하지 않았다.
신한금융은 올해 한 주당 950원의 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배당성향은 21.5%로 전년 16.2% 대비 올랐다. KB금융은 올해 보통주 한주당 780원씩 배당하기로 했다. 배당성향은 지난해 15.1%에서 21.5%로 높아졌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지분매각 이슈 등의 영향으로 배당을 하지 않은 탓에 올해는 배당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배당을 확대하는 정부정책과 시장요구 수준에 맞춰 배당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은 배당을 미공시했지만 가정된 이익잉여금 수치를 통해 유추해보면 30% 수준으로 보인다"며 "우리은행은 배당 규모의 적정성 여부를 놓고 내부에서 논란이 있고, 하나금융의 경우 보통주자본비율이 타 시중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낮아 배당성향이 낮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배당성향을 20% 내외 수준으로 높이는 것은 자본비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더 높일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들이 이렇게 배당을 확대한 것은 지난해 금융사들의 수익이 전년대비 대폭 늘어난데다 정부가 기업들의 배당확대를 독려한 탓이다.
지난해 국내은행 당기순이익은 6조2000억원으로 전년 3조9000억원대비 2조3000억원(60.4%) 늘었다.
또 정부는 지난해 7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부임 이후 경기부양과 주주권리 강화 등을 목적으로 배당을 강조하며 기업의 배당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다만 은행의 실적이 개선된 것은 부실 대기업과 관련된 대손비용 감소한데 따른 것으로 은행권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실적 하락 우려는 여전하다. 특히 국내은행 당기순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2011년 11조8000억원, 2012년 8조7000억원, 2013년 3조9000억원 등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실적이 60% 이상 늘었지만 전년 실적이 급감한데 따른 기저효과인 셈이다.
또 금융사들의 지분율을 살펴보면 외국인 비율이 높아 배당성향을 확대할 경우 외국인 배만 불린다는 비판도 나온다.
주요 금융지주사의 외국인 지분율을 살펴보면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은 외국인이 100% 소유하고 있다. 이밖에 하나금융지주는 69.8%, 신한금융지주 64.5%, KB금융지주 63.5%, 기업은행 19.7% 등으로 나타났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권 실적이 수치상으로 호전됐지만 수익성 지표 등을 들여다보면 실적 하락 우려는 여전하다"며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에도 부응해야 하지만 국부유출 논란도 있어 적정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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