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이 새정치연합을 떠나 재야 인사들이 주도하는 신당 준비모임 '국민모임'에 참여키로 결정했다.
정 전 상임고문은 11일 국회 정론관을 찾아 "오늘부터 국민모임이 최근 요구한 시대적 요청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동참을 결정하게 된 배경에 대해 "국민모임이 촉구한 새로운 정치세력의 건설이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소명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라며 "양심적 인사들의 목소리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응답하는 것이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정 전 의원은 "정치를 진정 필요로 하는 곳은 서울 여의도가 아니라 낮은 현장의 소외된 사람들이었다"며 "가장 낮은 자리에서 피땀 흘리며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현장의 정치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또 "시대의 아픔에 제대로 함께하지 못했고, 진심으로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했고, 개인적으로도 정치인으로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어 "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은 제가 실현하고자 했던 합리적 진보를 지향하는 민주당이 아니다"며 "당헌과 강령들에서 제가 정치적 생명을 걸고 추구해왔던 진보적 가치들이 소리 소문없이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정 전 의원은 "대한민국에서 진정으로 서민과 사회적 약자, 노동자들이 기댈 정당은 사라졌다"며 "새정치연합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쪽으로 더 진화하지 못했고, 사회적 강자를 위한 정당으로 퇴화하는 것을 보면서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한 지난 6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구나 하는 현실 앞에 참담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이 11일 국회 정론관을 찾아 새정치연합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사진=곽보연기자)
정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연말연초에 많은 분들 찾아 뵙고 상의를 드렸다. 장내에서 진보진영을 만드는데 전념하라는 분도 있었지만, 가시밭길이 되더라도 용기를 내 다른 길을 가라고 격려해주신 분도 많았다"면서 "그런 말씀들을 되새기면서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년간 박근혜 정부를 보면서 많은 국민들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 야당은 없었다"며 "야당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국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데 지금 우리 국민은 대안에 목말라 하고 있다"고 새정치연합을 향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새정치는 지금 야당 지지자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고 있다"며 "희망을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국민모임 참여를 결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오는 4월 열리는 재보궐선거에 대해서는 "출마 계획이 없다"고 답했고, 차기 대선에 출마할 계획을 묻자 "저는 무엇을 되겠다는 생각을 버린지 오래"라며 "백의종군의 자세로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전 의원 측은 오는 12일 우편을 통해 새정치연합 탈당계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어 광주와 부산 등 지방을 돌면서 국민모임의 취지와 자신의 가는 길에 대해 설명하고 동참자를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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