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이지은기자] 가구, 생활가전, 여행 등 다행히도 중소기업계의 내년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건설경기 침체에도 불구, 올해 견조한 영업실적을 올린 가구·건자재 업계는 내년 역시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업황 부진을 탈피하기 위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B2C 비중을 확대하는 등 체질 개선에 사실상 성공했다는 평가다. 소비자와의 접점이 넒어지면서 전방산업에 대한 의존도는 낮아졌다. 다만 새로운 사업에 대한 접근이 더딘 영세업체의 경우 상황은 암울하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양적 성장 기회를 놓친 생활가전 업계는 내년 성장세가 주목되는 공기청정기와 하이브리드 제품들을 중심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중국 진입 장벽도 순차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여 대륙 공략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편 소비재 중 하나인 여행업계는 올해 세월호 참사 여파에 따른 여행 소비심리 위축으로 성장이 주춤했지만, 내년에는 수요 이연효과로 양적 성장이 전망된다. 특히 인바운드 시장은 방한 중국인 증가 추세 지속이 예상된다.
◇가구·건자재 내년 '맑음'..영세업체 '이케아', '한중FTA' 타격
올해 가구·건자재 업계는 변화무쌍했다. 리모델링 등 인테리어 수요에 맞춰 기존 건설사 위주의 B2B시장에서 소비자 대상인 B2C시장으로 사업을 빠르게 재편했다. 그 결과 전방산업인 건설·부동산의 경기 침체에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지난해 사상 처음 매출 1조클럽에 가입한
한샘(009240)은 올해 2년 연속 매출 1조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2012년 현대백화점 품에 안기며 든든한 우군을 얻은
현대리바트(079430)는 2년간 빛을 발하지 못했다가 올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달성,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화응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건축자재 양대산맥인
KCC(002380)와
LG하우시스(108670)도 올해 건자재 부문 위주로 질적 성장을 이뤘다. 특히 LG하우시스는 지난 2009년 LG화학에서 분사한 이후 사상 최대 실적(올 2분기)을 기록한 한 해로 기록됐다.
업계에서는 올해 가구·건자재 업계의 실적 호전과 관련해 'B2B에 의존해오던 판매채널을 B2C로 확대한 점’을 비결로 꼽았다.
이 같은 분위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공격적으로 B2C시장을 공략한 효과가 내년에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이란 기대다. 이와 함께 정부의 잇단 규제완화 정책으로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 니즈까지 업계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가구업계는 내년 사업전략으로 '대형화'와 '온라인'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샘은 200여평인 가정용 가구 매장을 500평까지 늘리며 대형화를 추진 중이다. 현대리바트 역시 수도권과 광역상권에 잇달아 대형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만 29개의 신규 매장을 오픈했다. 내년에는 지난 9월 론칭한 리바트키즈 매장만 총 30개를 추가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온라인 채널도 강화해 소비자들의 접점을 확대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가구 시장에서 브랜드 시장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약 25% 수준이다.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비해 현재 가구 시장에서 형성된 브랜드 시장은 아직 소규모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건자재 시장 역시 내년에도 전망이 맑다. 특히 주택 분양물량의 흐름과 맥을 같이 하는 B2B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하반기 정부규제 완화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 흐름으로 분양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내년 주택분양 시장은 올해 증가한 인허가 수(48만호)와 늘어난 주택수요가 대부분 재건축·재개발 수요임을 고려할 때 분양규모가 38~40만호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건설사의 주택분양 증가로 이어져 건자재 업계의 매출성장까지 연계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중 FTA 타결도 건자재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수출 관세가 폐지되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제품에 밀리던 고기능·친환경 등 고품질의 국내 건자재가 중국시장에서 빛을 보게 될 것이란 기대다.
전반적으로 업계의 내년 전망이 밝은 가운데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곳이 있다. 바로 영세업체들이다.
가구시장에서는 이달 오픈한 이케아의 여파가 영세가구업체에 고스란히 전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지금까지 가격 경쟁력으로 브랜드 가구에 대항해왔지만, 이케아의 저가 정책으로 이마저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건자재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내수시장에 비중이 높은 영세업체들은 한중 FTA 타결로 국내 시장으로 밀려들어올 저가 제품 유입에 우려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품질 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대형업체들은 이번 FTA 타결로 수출에 있어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반대로 중국의 저가제품이 들어오면서 내수시장에 의존하는 영세업체들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부정적인 면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2015년 6대 가전으로 '공기청정기' 노린다
◇(사진=코웨이, 위닉스)
2014년 제습기로 고배를 마신 중견 생활가전 업계는 내년 공기청정기와 융·복합 생활가전으로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제습기가 냉장고·세탁기·TV·에어컨·김치냉장고에 이어 6대 가전 자리를 노렸지만 마른장마 등 계절적 요인과 함께 지난해 제습기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올해 관련 기업들이 너도나도 제습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경쟁이 과열된 탓이다.
생활가전 업계는 이를 만회할 제품으로 공기청정기를 꼽고 있다. 황사와 미세먼지 등 중국발 공기오염이 심해지고 있고,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는 점도 시장 성장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제습·공기청정기, 가습·공기청정기 등 하이브리드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어 시즌성도 약해질 전망이다.
업계 추산 4000억원에 달하는 공기청정기 시장은 3년 내 5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분위기는 기대감을 반영하기에 충분하다.
대중국 수출 등 해외시장 공략도 바빠질 전망이다. 중국에 OEM으로 제품을 수출하던 위닉스는 중국 현지 생활인테리어 가구·가전 전문업체와 손잡고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을 자체 브랜드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코웨이는 최근 LG전자 해외영업 담당 출신인 김용성 전무를 영입, 해외사업본부장에 임명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쿠쿠전자, 리홈쿠첸, 휴롬 등은 한중 FTA로 낮아진 중국시장 공략에 매진한다.
업계 관계자는 "공기청정 기능이 포함된 제품들의 출시가 잇따르고 있고, 해외 기업들의 공기청정기 제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내년 본격적인 성장세가 예상되다"며 "포화된 국내 시장을 뒤로하고 해외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새 주인을 맞은 동양매직과 대유위니아는 고삐를 단단히 죄는 모습이다. 동양매직은 렌탈시장 2위 굳히기를, 대유위니아는 종합가전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동양그룹에서 사모펀드(PEF) NH-글렌우드로 대주주가 바뀐 동양매직은 강경수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으며, 3년 안에 2013년 매출의 약 두 배인 6000억원과 렌탈 누적계정 150 계정을 목표로 제시했다.
대유그룹 품에 안긴 대유위니아(구 위니아만도)는 내년 초 전기주전자(딤채포트)를 시작으로 종합가전기업으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신규매장 확대와 유통망 개선을 통해 내년 매출액을 5200억원으로 잡았다.
◇대세로 떠오른 요우커..2015년 아웃바운드 '맑음'
◇2014년 방한 중국인 추이. (자료=한국관광공사)
2014년 인바운드 여행시장의 핵심 주역은 요우커였다. 중국은 지난해 부동의 1위였던 방한 외국인 일본을 추월하고 1위로 부상했다.
한국관광공사 통계를 보면 올 1월부터 10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525만명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늘어났다. 단일 국가로는 처음으로 방한 규모 500만명을 돌파했으며,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연말까지 600만명을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방한 일본 관광객은 19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4% 감소했다.
현 추세는 2015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엔화 약세와 일본의 소비세 인상 등으로 한국에서의 쇼핑 매력이 떨어진 일본 관광객은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일 관계 악화로 수학여행 단체 여행객이 감소하는 점도 방한 일본인의 감소를 부르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중국은 올 11월까지 중국 국민의 해외여행이 사상 처음으로 연인원 1억명을 돌파하는 등 해외여행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한류문화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어 방한 중국인은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중 FTA로 인해 비자 문제가 간소화된다면 방한 중국인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세월호 여파에 따른 여행 소비심리 감소로 고속 성장을 놓친 아웃바운드 여행업계는 2015년 양적 성장으로 만회한다는 방침이다. 악재 해소에 따른 업황 개선이 예상된다.
하나투어는 내년 매출액을 4876억원으로 대폭 늘려 잡았다. 이는 올해 예상 매출보다 30% 증가한 수치다. 모두투어 역시 내년 매출액 목표를 올해보다 22% 늘어난 2002억원으로 제시했다.
양사는 세월호 여파로 상반기 수요 위축이 있었지만 4분기부터 예약률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올해부터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시행된 대체휴일제의 확산도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의 항공좌석 공급 증가로 가격 경쟁력이 생기면서 해외여행 수요 증가도 예상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단거리 위주 중심이었던 해외여행이 고마진을 낼 수 있는 유럽 등 장거리 여행으로 확산되고 있어 양적 성장과 함께 수익성 개선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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