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제일모직(구 에버랜드)의 성공적인 상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3남매의 상장차익이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을 크게 웃도는 수준을 기록했다.
제일모직(028260) 주가는 상장 첫날인 18일 공모가 5만3000원보다 2배 높은 10만6000원에 시초가가 형성되면서 성공적인 상장 신고식을 치렀다.
◇이재용 부회장 3남매 상장차익 5조원대
제일모직은 삼성 오너 일가 지분이 42.19%에 달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2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각각 7.75%, 이건희 회장이 3.45%를 보유하고 있다.
제일모직 보통주 3136만9500주를 보유한 최대주주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상장 후 시초가 기준으로 3조3252억원에 달한다. 이부진, 이서현 자매는 제일모직 보통주를 각각 1045만6450주 보유해 시초가 기준 지분가치는 각각 1조1084억원이다.
3남매의 제일모직 지분 취득은 지난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재용 부회장과 여동생들은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가 8만5000원에 발행한 전환사채(CB)를 헐값인 주당 7700원에 매수했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의 취득 금액은 48억3000만원, 두 자매의 취득 금액은 각각 16억1000만원으로 알려졌다.
지분 취득시기와 상장 첫날 시초가 기준 가치를 비교할 때, 이재용 부회장의 상장차익은 무려 3조3203억원이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의 상장차익도 각각 1조1068억원이다.
이로써 3남매의 상장차익은 총 5조5339억원에 달한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 연결기준 영업이익 4조1000억원을 1조원 이상 뛰어넘는 수준이다.
추가 차익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은
삼성전자(005930) 지분 7.2%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032830) 주식 19.3%를 소유해 삼성그룹 지분 구조상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고, 오너 일가 지분 보유율도 높다"며 "그룹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향후 제일모직의 기업가치 상승에 힘쓸 것"으로 예상했다.
◇상장차익에 지배구조 개편까지 '1석2조'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 상장으로 상장차익뿐 아니라 지배구조 개편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삼성그룹 측은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답변을 피하고 있으나 외부에서는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제일모직이 상장하면서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제일모직'으로 이어지는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가 끊어져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의 상장은 기업가치 개선 및 3남매 계열분리 준비를 위한 사전작업이기 때문에 지배구조 개편의 본격적인 시작으로 봐야 한다"며 "상장 이후 제일모직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제일모직이 삼성생명의 최대주주가 되면 금융지주회사가 되는데, 이는 금융지주회사의 비금융계열사 소유를 금지한 법규(금산분리)에 어긋나게 된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삼성전자 홀딩스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삼성생명 주식을 상속받아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을 동원해 삼성생명을 지배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재벌닷컴은 "순환출자 고리가 줄면서 삼성그룹은 향후 금융회사와 비금융회사의 출자관계 해소, 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 남은 지배구조 개편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다만 남은 순환출자 고리가 비금융 계열사와 금융 계열사로 연결된 데다, 그룹 전체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회사라는 점에서 해법을 찾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자료제공=재벌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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