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보다 '개선' 선택한 삼성전자의 조용한 조직개편
2014-12-10 17:05:38 2014-12-10 17:05:39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대대적일 것이라는 예상은 벗어났다. 10일 발표된 삼성전자(005930)의 조직개편안은 지난 주 단행된 사장단·임원 인사와 마찬가지로 개혁보다는 안정이 핵심이었다.
 
이재용 체제 확립과 경영실적 부진 타개를 위해 큰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혁신적인 변화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2015년 정기 조직개편과 보직인사에서 소비자가전(CE)·무선사업부(IM)·부품(DS)부문을 3명의 대표이사가 독립적으로 이끌고 있는 현재의 사업체제를 유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 조직의 틀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중복기능을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고 현장 조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소폭의 변화만 개편안에 포함됐다.
 
폐지설에 무게가 실렸던 미디어 솔루션 센터(MSC)와 글로벌B2B센터는 IM 내로 배치해 적재적소에서 기능을 살릴 수 있도록 했다. 역시 폐지보다는 개선에 초점을 맞춘 개편안이다.
 
IM은 스마트폰 사업 악화로 큰폭의 조직 축소가 예상됐던 것과는 달리 오히려 일부 조직이 흡수돼 예년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게 됐다. 신종균 삼성전자 IM 사장이 경영악화에도 사장직을 유지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최근의 실적 악화보다는 그동안 스마트폰 성장을 이끌어온 공로와 향후 혁신제품 개발을 위해 조직을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 지난 9월 IM 소속 소프트웨어(SW) 임직원 500여명이 다른 부서로 이미 재배치된 것 역시 이번 조직개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꼽히는 사물인터넷(loT) 전담조직이 신설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 역시 개편안에 담기지 않았다. 사물인터넷 전담조직은 소규모로 꾸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글로벌 기업들과 사물인터넷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를 하면서 조직 신설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처음부터 대규모로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부담이 컷던 것으로 보인다.
 
DS부문은 조직변화를 최소화해 메모리 사업의 고수익 기조를 견실히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사업은 권오현 부회장, 김기남 사장, 전영현 사장 3인방이 메모리 고공행진을 주도하는 한편 부진한 시스템LSI 실적 개선에 주력할 예정이다.
 
무난한 실적을 보였던 CE부문은 예상대로 변화는 크지 않았으나 MSC에서 스마트홈을 담당하던 개발 인력을 포함해 인력이 소폭 확충됐다.
 
삼성전자와 함께 주력계열인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급격한 변화보다는 기존 사업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과 플렉서블 등의 매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 조직 체계와 사업 목표를 유지해 내년 실적 반전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 서초사옥. (사진=뉴스토마토)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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